[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 (8)

Google+ LinkedIn Katalk +

그 집에서 나는 약 5년 간 살았다. 거기서 사는 동안 하나님께서 때마다 지켜 주셔서 아기들만 두고 외출하기도 했다. 나의 친구이며 동기 동창인 우재돈 친구 집에 우연히 놀러 갔다가 강아지가 몇 마리 있기에 그중에서 예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다가 길렀다. 아주 영리한 강아지였다.

어느 추운 겨울밤, 강아지가 요란하게 짖으며 내가 자고 있는 문을 두드리면서 죽는 시늉을 했다. 이상하다 싶은 아내가 문 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 시커먼 사람이 앞마당에 서 있었다. 그 순간 아내는 겁에 질렸다. 나는 아내와 아기들을 안심시키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나서 앞에 서 있는 밤손님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추운 밤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입니다. 우리 방에 들어가시지요. 따뜻한 국 한 그릇을 끓여서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나는 돈은 없지만, 필요하시다면 옷가지나 여비 정도는 드릴 수 있습니다. 절대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앞을 못 봅니다.”

나의 말을 다 들은 후 밤손님은 “죄송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냥 가겠습니다” 하고 돌아갔다.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은 도둑

언제 또다시 강도가 침입할지 무섭고 불안한 생각이 들어 한동안 깊이 잠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사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나는 그 당시 북아현동에서 굴레방 다리까지 10분 간 걸어와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는데,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려 육교를 넘어오는 길이었다.

어떤 사람이 나의 등을 툭툭 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실례합니다. 전 얼마 전 밤에 목사님 댁에 찾아갔던 사람입니다. 그날 밤에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마음을 바꾸어서 땀흘려 일해서 떳떳하게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번데기 장사를 시작하면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돈 많이 벌면 목사님을 꼭 찾아 뵙겠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잠언에 악한 자에게 부드러운 입술로 겸손하게 대하면 생명을 보존한다고 기록되었다. 그날 밤 만일 “도둑이야!” 하고 소리쳤으면 가지고 들어왔던 흉기로 사람을 해치고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사랑으로 대했기에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되었다.

동냥은 안 주면서 쪽박만 깨는 사람들

아무리 내게 괴로움을 주고 거추장스러운 일이 있어도 침착하고 겸손하게 직면하면 반드시 보상받는다. 우리나라에 내려오는 속담 중에 “거지에게 동냥은 주지 못하고 공연히 쪽박만 깬다”는 말이 있다.

이 세상 사람들 중에는 남이 잘해 놓으면 자신은 그 일을 하지도 못하면서 비판만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모든 것이 말하기는 쉬우나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게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소위 진실과 양심을 외치고 거룩한 단에서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지도자들 중에서도 선한 일을 방해하고 큰 뜻과 꿈을 말살시키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슬프게 생각한다.

내게는 여러 가지 계획과 꿈이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도 설립하고 그들을 위한 안과전문병원도 만들어 진료와 수술 혜택을 줌으로써 편안하게 살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뚯은 어느 정도 달성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남은 계획은 시각장애인의 여생을 위해 양로원을 건립하는 것이다. 거처할 곳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양로원과 재활센터를 조성해 복지 타운을 세우려는 희망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그러던 중 경기도 여주에 얼마간의 대지를 확보해 사회복지 재단을 만들어 동양에서 제일 가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직업 재활 센터와 안식처를 제공하려고 시도했다. 이를 위해 모 재단에 있는 시각장애인선교회의 재산을 기반으로 보사부에 복지재단 인가를 받으려고 했으나 위선자와 무지한 자들의 방해로 아직까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재단에서 사회복지 인가를 낼 수 있도록 결의해 주면 나중에 매각해 개인 소유가 된다는 생각 때문에 결국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문민정부가 시작되어 그 당시에는 정부에서 상당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몇몇 몰지각한 인사들의 반대와 생트집 때문에 뜻이 무산되고 말았다.

나는 생각만 해도 너무 안타깝고 분하고 억울해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신청만 하면 정부에서 도와주겠다는데 왜 그것을 거부하는지….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