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추수감사절 예배를 풍성하게 마친 다음날 권사님, 집사님들과 QT 기도회 중에 갑자기 담임목사님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차츰 의식이 없어지면서 119구급차로 인근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우리 구급차에는 1급응급구조사로 구성되어 심정지상태 후 지속적인 CPR과 AED 처치했고, 대형병원에서 약물투여와 전문응급처치, 집중치료를 받으며 TTM 후에는 의식회복되리라 믿었다. 전교인에게 비상연락되고 함께 모여 기도하면서 ROSC로 호흡과 맥박이 일부 회복되었다는 속보를 받았다. 삶 자체가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셨던 목사님의 쓰러지기 직전 마지막 말씀은 “변화되어 하나님 나라로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모든 성도의 회개기도 가운데 나도 “거듭나게 해주소서. 진짜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라고 간절히 올려 드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왜 못했느냐며 책망하셔도 할 말이 없지만 하나님을 경외하고 주님만 바라보셨던 목사님을 긍휼히 여겨 주시기만 간구했다. 하나님을 알아간다고 하면서도 늘 나에게만 집중해 살아왔음을 회개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와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성도들에게 헌신해오셨던 목사님의 노력과 마음을 느꼈기에 함께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11월 22일 의료진의 “뇌 손상이 심각하다”는 소견과 “뇌사 판정”, 그리고 가족 합의로 연명치료 거절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떼면서 결국 담임목사님은 오래지 않아 소천하셨다. 가슴이 먹먹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이 밀려왔지만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며 인정했고, 우리의 기대와 달리 하나님 품으로 가시고야 말았다. 추수감사절 예배 후 남은 과일을 비닐봉지에 싸서 주시는 것을 받아 가족들과 나누며 목사님의 사랑을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성도와 가정은 목사님의 사랑을 받아 지내온 경험으로 인해 영의 어머니라 생각한다. 하나님 마음으로 성도들을 돌보시며 변화와 가정 회복, 구원의 삶을 바라시던 간절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누군가 아플 때 가장 먼저 찾아가 손을 잡아주셨고, 성도와 교회,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시던 목사님이셨다. 그분의 발걸음이 스쳐간 자리마다 위로와 격려, 회복의 흔적이 남아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위로예배, 입관예배, 발인예배가 이어지는 동안 유가족과 성도들은 황망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집례를 맡은 저스트 CTS 및 저스트 지저스(Just Jesus) 소속 브라이언 박 목사님의 “세상 사람들은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라는데 저는 유 목사님이 지금 부럽습니다. 목사님은 여행을 경주하시고 먼저 하나님 품으로 가셨지만 우리가 나중에 따라가야 하겠습니다”라는 설교가 큰 위로가 되었다. 성도 한 영혼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기도하고 QT 하시느라 지치고 힘들었던 목사님은 이제 육신과 부족했던 잠까지 안식하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되었다. 목사님은 한 영혼을 위해 밤새 기도하시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놓던 분이었으며 작은 생명에도 눈시울 붉어지던 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삶으로 증거하시던 분이셨다.
2025년 11월 24일 용인로뎀파크에서 수목과 함께 담임목사님은 잠들었지만 그 영혼은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천국에서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하신 예수님의 약속처럼 목사님은 이제 주님의 품에서 참된 안식을 얻을 것이다. 우리의 헤어짐은 하나님 나라의 시간에서는 잠시의 이별일 뿐이며 언젠가 다시 만날 부활의 약속이 있다. 목사님이 남기신 가르침 ‘사람을 사랑하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라, 영혼을 귀하게 여기라,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이후 우리의 신앙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될 것이다. 목사님을 통해 심어진 믿음의 씨앗은 내 삶 속에서 열매 맺을 것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한 매일 릴레이 금식기도는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세울 것이다.
김성제 시인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재난과학박사, 우리응답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