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선교-소명의 사이렌] 홀로 외롭게 죽어간 노인 뉴스에서 소명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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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우리 사회를 슬픔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있었다. 2025년 12월 3일 모 방송사 보도, “아파 죽겠다 신고했는데, 119는 “주소 틀렸다…결국 주검으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세인(世人)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암 투병을 견디며 홀로 살아가던 70대 어르신이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119에 “머리가 아파 죽겠다”고 신고했지만, 주소 혼선과 경직된 매뉴얼 때문에 구조받지 못한 채 쓸쓸히 생을 마감한 것이었다. 사망직전 119신고 폰 녹취록 확인결과 “실제 주소는 ‘OO로 24길 31’이지만, 아버지가 ‘OO로 31, 24길’로 잘못 불렀다”며 유족들이 119긴급신고 수보자를 원망하는 내용이었다. 

그의 방바닥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주소를 확인하려 뒤졌던 병원 서류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고통 속에서도 살고자 몸부림친 흔적”이었다. 뉴스전문방송에 자막과 함께 이런 내용이 보도되면서 변호사들이 출연한 토론에서 법적인 책임의 한계 관련 논의가 보도되었는데 며칠 후 다른 방송사 아침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좀더 심도있게 생명과 사회의 이슈에 대한 전문가 시사토론회에 인터뷰 요청이었다. 약간의 검토시간 후 결국 저는 “제가 평생 몸담고 있는 조직을 비난하는 내용의 발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득불 사양함을 혜량하여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간곡히 사양해야만 했다. 

그후 많은 상념(想念)의 시간이 흘렀고 그리스도인의 양심으로 한참 동안 괴로워하며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한 고뇌를 엮어보았다.  

우선 ‘홀로 죽음’을 둘러싼 고독에 관해서이다. 하나님은 약한 자의 울부짖음을 들으신다는 점을 성경 속에서 찾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행정 실수나 사회 시스템의 허점만을 말하지 않는다. 성경은 우리에게 더 깊은 질문을 던진다. ‘너희는 약한 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성경적 관점에서 이 비극은 단순한 시스템의 실패가 아니라 ‘이웃의 부르짖음을 듣지 못한 죄’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고독한 자, 힘없는 자, 도움이 필요한 자의 편에 서신다. 문제는 사람이 그 부르짖음에 귀를 막았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선한 사마리아인의 길을 잃은 사회라는 점이다. 119 상담원은 ‘매뉴얼’을 따랐다. 그러나 성경에서 예수님은 매뉴얼이 아닌 “마음”으로 반응하라고 명령하셨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25–37)에서 배우게 된다. 제사장도 레위인도 정확히 ‘자신의 규정’을 지켰지만 쓰러진 사람을 외면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멈추었고, 살펴보며 가까이 가서 손을 내밀었다. 이 사건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모습은 현대판 레위인 같았다. 

즉,“주소가 정확해야 출동합니다”,“앱 켜서 다시 전화하세요” 등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그 상담원이었지만 필요한 것은 ‘규정’이 아니라 ‘긍휼’이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마 9:13) 하나님은 형식보다 사람을, 절차보다 생명을 우선하라고 명령하셨다. 

김성제 시인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재난과학박사, 우리응답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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