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전학 가라고 합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온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어머니는 절망적인 표정이었습니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큰 문제없이 학교에 잘 적응하며 다니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학교 가기를 싫어하며 등교 시간만 되면 떼를 쓰며 늦잠을 자고 지각을 자주 했습니다.
잦은 지각과 짜증, 난폭한 언행을 보이자 급기야 학교에서는 도저히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다며 부모를 불러 전학을 종용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진료 결과, 이 아이에게는 숨겨진 사정이 있었습니다. 이전 학급에는 이 아이보다 증상이 훨씬 심한 ADHD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이 전학을 가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더 심한 아이의 증상에 밀려 눈에 띄지 않았던 이 아이의 ADHD 특성이 강박적 성격의 선생님 눈에 비로소 ‘가시’처럼 박히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꾸중은 아이의 마음 문을 닫게 했고, 결국 등교 거부라는 비명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전학은 해결책이 아니라 아이를 교실 밖으로 영영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습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