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교회는 학교의 교육과 교회의 교육이 충돌하는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부정하는 내용이 교과서에 담기고, 하나님께서 주신 성과 생명의 존엄조차 인간의 선택의 문제로 축소하려는 시도가 교육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기도와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다. 학교는 우리 자녀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교육 기관이다. 청소년들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과 관점, 공동체성을 그곳에서 배우게 된다. 결국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우리 자녀들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기독교학교는 존속될 수 있는가?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기독교학교는 여전히 위협 속에 놓여 있다.
사례 #1 : 기독교사 임용의 어려움
2021년 제21대 국회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기독교학교의 교사 선발 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 과정에서 1차 필기시험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하도록 의무화하면서 학교가 건학이념에 맞는 교사를 직접 선발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과 무관한 교사가 임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이단 신앙을 가진 교사가 채용되는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가 이를 제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치는 거의 없다. 결국 많은 기독교학교들이 정교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간제 교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학교의 교육권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불가역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사례 #2 : 개방이사 1/3 강제 증원 및 외부 감사 의무화 움직임
22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사립학교에 대한 통제 강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2026년 1월 29일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이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안번호 16412)은 개방이사 비율을 3분의 1까지 확대하고 초∙중∙고 학교법인에 대한 외부감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 법안은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학교법인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기독교학교에 미칠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학교의 정체성과 방향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기독교 신앙과 무관한 이사가 3분의 1까지 확대될 경우 학교의 건학이념을 일관되게 지켜가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독교 신앙과 관계없는 이사가 이사회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학교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례 #3 :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폐쇄 명령
기독교 대안학교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행정적 통제 역시 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호남 지역에서는 대표적인 기독교 대안학교가 설립 취소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이 조치는 단순한 관리∙감독의 차원을 넘어 교육 내용과 철학적 방향, 그리고 성경적 가치관까지 심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청이 기독교 교육 철학의 정당성까지 판단하고 등록 취소와 같은 중대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교육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판단 기준이 다른 기독교 대안학교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른 가치관, 역사관, 윤리관, 세계관 교육이 언제든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형성되면서 기독교 대안교육 전반에 위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결론 : 세상을 감동시킬 수 있는 깊이 있는 기독교교육
이제 한국교회는 단순한 우려나 수세적인 반대를 넘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기독교학교의 위기는 다음세대의 신앙은 물론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법과 정책의 변화가 교육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교회와 기독교학교는 교육 정책과 입법 과정에 대해 책임 있는 관심을 가지고 공동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도적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육의 내용 또한 더욱 분명해져야 한다. 신앙과 학문이 통합된 깊이 있는 기독교교육이 이루어질 때 기독교학교는 사회 속에서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지원 속에서 기독교교육의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학미션은 온누리교회, 오륜교회, 영락교회, 동안교회,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예장통합 대전노회 등 한국교회의 협력과 후원 속에서 성경적 세계관에 기반한 기독교 교과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본 필자가 개발 및 집필 책임을 맡고 현직 대학교수와 전문가 8명, 교사 22명이 함께 참여해 성경적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해석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개발한 최초의 기독교 세계관 교과서 「종교와 미래사회」가 2025년 경기도교육청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교과서는 2026년부터 전국의 기독교학교와 공립학교에서 수업에 활용될 수 있게 되었다.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여러 제도적 어려움과 까다로운 검수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 교육이 공교육 속에서도 의미있게 자리잡을 수 있는 길을 열어가게 되었다. 이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협력 속에서 이루어진 뜻깊은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사학미션은 앞으로도 「통일과 리더십」, 「세계시민교육」, 「창조와 소명」등 깊이 있는 기독교교육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과서를 추가 개발하고 동시에 기독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기독교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교육을 충실히 잘해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와 가정을 연계한 교육이 활성화되었다면 이제는 교회와 가정 그리고 학교가 함께하는 기독교교육의 ‘트라이포드(방파제)’를 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 자녀들의 가치관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교육의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해 나가야 할 때이다.
/함승수 교수(명지대학교, 사)사학법인미션 네트워크 사무총장, 동안교회 협동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