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길 따라올라 높이 달리신 주님 바라보며 아뢰는 기도
‘존귀하신 구주’(Ave verum corpus, K.618)는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가 1791년 6월 17일에 작곡한 라틴어 모테트이다. 모차르트는 임신 중 빈 근교 바덴에 요양 중인 아내를 만나러 가면서 그곳 합창지휘자인 친구 안톤 슈톨을 위해 이 모테트를 작곡했다. 이 곡은 그해 성체성혈 대축일인 6월 17일에 바덴에서 초연되었다. 그해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는지 성체 찬미가인 이 곡과 레퀴엠을 작곡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처음 쓰인 이 라틴어 시는 작자미상. 14세기 아비뇽 교황 인노첸트 6세 때 교회기도문으로 받아들여졌고, 다양한 버전으로 퍼져나가 모차르트 이외에 버드, 리스트, 엘가, 생상스의 작품도 있다. 특히 죽음의 순간에 성체께서 도움을 주시기를 간구하는 마지막 행 때문에 종종 장례 예식 때 불린다.
우리는 우리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피투성이 주님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들릴 듯 말 듯 “아베! 아베!”라고 읊조린다. ‘아베’(Ave)는 ‘안녕하세요?’, ‘찬미 드립니다’라는 인사말이다. 악보엔 많은 악상기호가 적혀 있지만, 모차르트는 오직 sotto voce라고만 적었다. ‘솟토’는 ‘아래로’, ‘솟토보체’는 ‘소리를 낮추어 살며시’란 뜻. 보다 신성하게, 더욱 겸손히, 고요히 주님께 아뢰란 말일 게다.
처음(1-10마디)은 우리를 구원하시려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성체로 나신 주님을 찬미한다. 11마디 “죄악 세상 구하시어”부터 29마디 “창 자리로 흘리신 보혈”까지는 주님의 사역과 수난, 그리고 십자가상의 죽음을 나타낸다. 특별히 15마디 “십자가를 지셨네”의 ‘십자’(솔도)에선 높이 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올려다본다. 원어인 라틴어도 ‘십자가에서’란 뜻인 ‘In cruce’.
30마디, “최후 심판 날까지”부터 마지막은 앞으로 ‘십자가 신앙’을 가지고 살겠노라 다짐하며 우리도 주님 달리신 십자가까지 따라 올라간다. 37마디, ‘인도’(파도)도 앞의 십자가와 같은 음화(tone painting)이지만 원어는 ‘죽음’(in mortis)이다. ‘인도∼∼∼’ 멜리스마는 ‘죽음’(in mo∼∼∼rtis) 모티브. 우리 죽을 때에도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