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당신 누구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반응은 “아니 저를 모르세요? 저 아무개입니다.”일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예로부터 인간의 인간됨을 규정하는 질문이다. 동물들은 자신에 대해 “나는 누구인가?”를 묻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 속에서 인간의 인간됨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를 정말 알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누구인가”를 묻고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들은 얼마나 있을까? 교회를 몇 년 다니고, 직분이 무엇이고, 봉사를 얼마나 하고, 성경 얼마나 읽었느냐의 신앙적 이력이 ‘나’라고 할 수 없다. 또는 머리에 쓴 감투나 직책이나 명예의 자리가 ‘나’를 정의하는 답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물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더 나아가서 “나는 목사인가?” “내가 장로 맞나?” “나는 크리스천인가?”를 매일 물어야 한다.
많은 교인들이 자신의 신앙적 이력이나 직분을 신앙생활과 혼동하며 스스로 속아서 살아가고 있다. 교회 직분이 달라진다고 그 사람의 신앙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신앙경력과 개인의 신앙생활은 별개의 것이다. 예를 들어 목사가 유명하거나 설교를 잘한다는 것과 목사 개인의 신앙생활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교인들이 봉사를 많이 하고 교회를 위해 충성한 것과 그의 신앙생활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목회 사역에는 성공했으나 개인의 삶에는 실패한 목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 일은 열심히 했으나 생활에는 세상 사람보다 못한 낙제생 평신도들이 얼마나 많은가? 마지막 날 주님의 준엄하신 호령이 두렵다.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 7:21-22)
하나님 두려운 줄 모르고 오늘날도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종말의 심판이 필연적인지도 모르겠다. 선지자 노릇하며, 귀신 쫓아내며, 권능을 행한다는 자들 중에 특히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 많아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걱정이다. 이들이 다 물러가면 좋겠다. 그래서 불법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