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성서 고본 2권 기증… 한국교회 유산으로 보존

한성서공회(이사장 이선균 목사)는 지난 3월 13일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로부터 한국 기독교 역사와 세계 성서 번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희귀 고본 2권을 기증받았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1921년 발행된 한국어 성경 교재 「구약ᄉᆞ긔」와 1850년 발행된 영어 주석 성경인 「헤이독 성경(Haydock Bible)」이다.
「구약ᄉᆞ긔」는 평양 장로회신학교의 소안론(蘇安論, William L. Swallen, 1865-1954) 선교사가 1910년 집필한 교과서를 1921년 조선예수교장로회와 조선야소교서회(조선예수교서회)에서 발행한 판본이다. 이 책은 1920년대 초기의 한글 표기법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국어학적 사료로서도 그 의미가 크다. 본문 속 ‘아래아(ㆍ)’ 표기와 독특한 고어체 문장들은 당시 언어생활과 한글 맞춤법 변천 과정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박종순 원로목사는 선친이신 박화선 조사로부터 이 책을 물려받았다. 박 목사는 “신학을 정식으로 공부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아버님께서는 주일마다 예배를 인도하시고, 이 책을 참고해서 설교도 하시고 사경회도 다니셨다. 그 시절 어려운 형편을 생각할 때, 사역을 위해 이 책을 직접 구입해서 보실 정도였으니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셨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책에 담긴 신앙의 유산을 강조했다. 또한 “이 책은 아버님께 물려받은 유일한 유산이지만, 개인적으로 소장하기보다는 성서공회가 보관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연구하는 것이 값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기증의 뜻을 밝혔다.
함께 기증된 「헤이독 성경」은 박종순 원로목사가 지인으로부터 받아 소장하던 희귀본으로 “개인이 보관하기보다 전문기관에서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 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며 「구약ᄉᆞ긔」와 함께 기증했다.
「헤이독 성경」은 라틴어 성서를 영어로 옮긴 역본으로, 그 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영어 문체와 표현들은 근대 영어 발달사 연구에도 큰 가치를 지닌다. 특히 「제임스 왕역(The King James Version)」(1611년) 번역에도 영향을 미친 역사적 텍스트로서, 영어 성경 번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료다.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총무는 “박종순 목사님의 뜻깊은 기증으로 한국 초기 기독교 성서학 교육의 역사와 세계 성서 번역사의 중요한 자료를 보존하게 되어 감사하다”며 “이 자료들은 한국교회와 성서학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성서공회는 기증받은 고본 2권을 항온·항습이 유지되는 고본실에 보존하고, 향후 성서 번역 및 교회사 연구 자료로 활용하며 한국교회의 유산으로 보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