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예배 가운데 외면당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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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입버릇처럼 예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앙생활의 중심이 예배라고 강조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가장 무개념으로 방치된 영역 역시 예배다. 예배를 향한 구호는 강단을 가득 채우나, 정작 우리가 드리는 이 행위가 성경적 원리에 합당한지, 하나님이 홀로 영광을 받고 계시는지에 대한 반성과 신학적 성찰은 실종된 지 오래다. 수십 년간 이어온 교회의 관성에 따라 예배는 기계적으로 복제될 뿐, 이를 진단하거나 개선하려는 의지도, 예산을 투입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아픈 단면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드러난다. 목사와 장로들이 모여 교회의 행정과 정치, 수많은 사업을 논하며 열을 올리지만, 정작 예배 그 자체를 주제로 치열하게 대화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예배가 어떻게 드려져야 하는지, 우리 공동체의 고백이 순서마다 어떻게 녹아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은 다른 화제들에 밀려 늘 뒷전이다. 이웃 교회의 예배 형식을 살피며 우리와 무엇이 다른지, 성경적 예전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순서가 보완되어야 하는지 비교하고 연구하려는 겸손한 노력조차 없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 예배의 관심은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에게로 옮겨진 지 오래다. 지금의 예배는 철저히 인간의 정서적 만족과 개인적 기복을 채워주는 수평적 서비스로 전락했다. 하나님의 영광이 선포되어야 할 예배당은 어느덧 지친 자아를 달래는 심리적 위로의 현장이 되었고, 세속적 소원 성취를 확답받으려는 거래소와 다름없는 풍경이 되었다. 

한국교회는 예배에 대한 맹목적 자신감을 내려놓아야 한다. 예배를 잘 드리고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가장 낮은 자세로 예배를 다시 공부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회복은 예배를 당연하게 여기던 타성을 깨뜨리고, 그 구조와 신학적 기반을 뜯어고치는 고통스러운 혁신에서 싹트기 때문이다. 예배가 병들면 봉사와 선교, 교육을 포함한 교회의 모든 사역은 결국 자기만족과 보상을 위한 놀이터로 전락하고 만다. 

예배가 예배 되려면 하나님이 계셔야 한다. 객이 아니라 주인으로 계셔야 하고,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계셔야 한다. 예배당에 들어올 때부터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져야 하고, 하나님을 의식하고 기도와 찬양이 드려져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설교가 들려져야 한다. 인간의 소란 속에 하나님이 외면당하고 계신 예배가 계속되고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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