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으로 살아있다] 세 번의 잇단 위기 중에서 감사 (세 번째 위기 – 배꼽으로 분출하는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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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늦은 밤 거실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아내가 “아악!” 하고 소리를 지른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배꼽이 터져 벌건 피와 함께 복수가 흘러나와 하얀 속옷을 누렇고 벌겋게 적시고 있었다. 20리터 가까운 복수가 차 있으니 복압으로 인해 자연스레 배꼽이 밀려나오고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실핏줄이 다 보일 지경이다. 20리터면 파란 생수통으로 하나 정도나 되는 많은 양이다. 그 길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다음날 배꼽이 완전히 구멍이 나서 복수가 마치 옹달샘이 솟듯이 퐁퐁 솟아난다. 세 겹, 네 겹으로 댄 두꺼운 솜 패드, 옷, 침대를 적셔대는데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외과팀이 달려와 배꼽을 들여다보더니 꿰매봐야 별 소용이 없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자고 다섯 바늘을 꿰맸는데 여전히 복수는 질질 흐른다. 환자복과 시트를 계속 갈아주는 간호사들에게 미안해서 질질 흐르는 복수를 손으로 틀어막고 화장실 뒷켠 샤워실에 들어가 샤워기를 틀어놓고 복수를 씻어냈다. 따끈따끈한 복수를 씻어내면서 나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하나님, 의사들은 한꺼번에 세 병 이상 빼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하는데 우주 최고의 의사인 하나님께서 이상한 방법으로 이렇게 많은 복수를 빼주시니 감사합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복수를 과다하게 빼버리면 쇼크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난 아무 일도 없었다. 구멍 난 배꼽에 샤워기를 들이대고 깨끗하지 못한 물로 씻어낸 것도 위태위태한 일이었다. 만약 세균 감염이라도 되었으면 어찌 될 뻔했느냐고 의료진으로부터 책망을 들었다. 간이식 수술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이 얼마나 감염에 취약한지 모른다. 어렵사리 간 기증자를 구해 2주 후면 수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하던 환자가 수두에 걸려 수두 바이러스를 잡는 치료 중에 사망하고 말았다. 2주를 기다리지 못하는 목숨이 가는 실보다 약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나는 세 번의 중대한 위기도 건너왔다. 3번의 위기뿐만 아니다. 간경화 환자들이 흔히 겪는 피를 토하고 죽는 증상인 식도정맥류도 전혀 없었다. 또한 수술 전뿐 아니라 수술 후 여러 차례 겪은 위기에서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모두 사람의 힘으로는 헤쳐 나올 수 없는 위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저없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분을 찬양한다.

김은진 목사

•홀여성선교회 회장

•마곡성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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