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불을 사용하되 그 불을 제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을 찾지 못한 나머지 지구의 파멸이 서서히 시작된 것이다. 이제 언제 지구가 멸망하며 인류의 종말이 언제쯤 다가올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세기 말은 온통 종말론 사상으로 들끓고 있다.
인류의 총체적 멸망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아직도 온갖 발명과 발견을 위주로 한 완전한 삶, 아니 개인의 향락을 누릴 삶만을 꿈꾸고 있다. 오로지 예수 믿고 천당 가자는 세계 복음화의 신화는 인류가 사용할 새로운 힘을 제시해 낼 수 있겠는가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인류의 공멸을 면하기 위해 찾아 나서야 할 새롭고 창조적인 힘은 과연 어디서부터 생겨나야만 하는 것일까. 아직도 인간이 사용해 보지 못한 에너지가 있다면 그것은 어떠한 에너지일까. 지금은 기(氣)의 힘을 찾아 평화 운동의 초심리적 에너지로 쓰려는 운동이 동양적 정신력으로 태동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힘 역시 타락한 인간이 쓰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또한 인간은 명상의 힘을 빌려 자기 충동을 억제함으로써 깊이의 세계나 종교적 희열을 맛보려 하지만 각박한 현실 앞에서 그 명상의 힘은 빛을 발휘할 수 없다. 요즘은 ‘대체 의학’이란 말도 나온다. 인간을 위한 의학의 혁명은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암을 정복하고, AIDS도 고칠 수 있다는 신약 개발을 넘어 현대의학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것은 곧 인간의 생체를 자연의 힘으로 재활성화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러나 대체 의학마저도 인류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불의 힘에서 오는 파국을 막아낼 수 없다고 본다.
오늘날 수많은 평화 운동가들이 정치와 경제 또는 농업이나 의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사건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하나님의 사람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농업의 혁명, 즉 녹색 혁명을 신뢰하는 육종 학자들과 평화주의자들이 있어서 그 힘을 인류 복지를 위해 쓰려고 한다.
어느 전쟁 심리학자는 인류가 왜 전쟁을 일으켰는가 조사한 적이 있다. 그는 사람들이 부유하고 물산이 풍부할 때만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재난이 오고 흉년이 들었을 때도 전쟁을 일으켰으며, 고도의 문명이 탄생될수록 전쟁의 크기는 확대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평화 운동은 또 다른 돌연 발생적인 사회적 압력을 받아야만 하는 한계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짧은 생애를 통해 인간이 아직도 쓰기를 꺼려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힘은 바로 사랑의 에너지이다. 이 힘을 완전하게 개발해 사용할 수 있다면 인류는 그 즉시 모든 좌절과 절망 속에서 헤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랑의 에너지란 무엇인가? 사랑의 에너지는 사람을 생명의 존재로 높여 주는 원천적인 힘이요, 사람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어떤 영적인 신비한 힘이다.
우리는 대개 ‘사랑의 힘’에 대해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원초로 해서 부부 사랑, 형제 자매간의 사랑, 연인간의 사랑, 나라 사랑, 혹은 이웃 사랑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소위 동종(同種)의 사랑은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막상 그 신비한 사랑의 에너지를 평화나 인류 복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인색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과연 어떻게 하면 인류가 마지막으로 찾아낸 사랑의 힘을 에너지화할 수 있겠는가?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