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인생의 끝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또 다른 은혜의 시작
우리의 삶은 때로 어려움과 고통, 답답함의 연속처럼 느껴집니다.
성경 시편 119편 71절은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라고 말씀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고난과 고통보다 편안하고 쉽고 좋은 것만을 바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인생이 어찌 좋은 일만으로 채워질 수 있겠습니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은 오히려 우리의 일상이 되기도 합니다. 성경 속 인물 가운데서도 고난을 견디고 믿음으로 이겨낸 뒤 하나님의 큰 은혜와 축복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 요셉과 다니엘을 들 수 있습니다.
요셉은 형들의 시기와 미움으로 애굽에 팔려 가는 큰 고난을 겪었지만 끝내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애굽의 총리가 되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다니엘 역시 포로로 끌려간 낯선 땅에서 신앙을 지키며 살다가 사자굴이라는 죽음의 위기까지 겪었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지켜 주셨습니다.
성경은 고난이 단순한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연단하시고 더 깊은 믿음으로 이끄시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사회복지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 필자는 현장에서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정서적 어려움 속에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자주 만납니다. 노년의 삶에는 흔히 ‘4고(四苦)’라고 불리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난의 어려움인 빈고(貧苦), 질병으로 인한 병고(病苦), 외로움의 고독(孤苦), 그리고 역할과 소속을 잃는 무위(無爲)의 고통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이 네 가지 어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복지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지내며 깊은 외로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고 집 안에만 머물렀지만, 지역 복지관 프로그램과 교회 모임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삶의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주고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그분의 말은 공동체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 주었습니다.
신앙의 선배들도 비슷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많은 믿음의 어른들은 고난 속에서도 원망보다 기도를 선택했고, 낙심보다 감사를 선택하며 삶을 살아냈습니다. 새벽을 깨우며 가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이웃을 섬기며 살아온 믿음의 선배들의 삶은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고난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또 다른 은혜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바람이 불듯 찾아오는 고난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바람처럼 찾아오는 위로와 기쁨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어려움이 지나간 자리에는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지혜가 남고, 고통을 견딘 자리에는 더 단단해진 믿음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붙잡고 다시 걸어갈 힘을 얻게 됩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지나온 뒤 조용히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같은 은혜일지도 모릅니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