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선교-소명의 사이렌] 대청소의 날에 찾아온 하나님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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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우리 교회의 상하반기로 실시하는 ‘새봄 맞이 대청소의 날’이다. 매년 참석해오던 교수연구모임에 친절한 회장님의 참석독려 전화에도 불구하고 날짜가 중복되어 부득불 불참하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행사인 하나님의 성전 청소에 동참했다. 물론 전일 24시간 주야간 화재출동 현장지휘관 근무 후 참석이라 어쩔 수 없이 약간  지각했다. 그러나 마음의 중심이 인간적인 모임보다 하나님의 일에 우선해야 한다는 당위감과 함께 오랜만에 교회와 성도들에게 관심을 표시하며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라 소중히 생각되었다. 그런데 새봄은 자연만이 아니라 신앙과 공동체를 새롭게 하는 계절인 듯하다. 교회에서의 대청소는 단순한 환경 정리를 넘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영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먼지를 털어내는 행위 속에는 보이지 않는 죄성과 타성에 젖은 마음을 씻어내고자 하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성경은 외적인 정결을 넘어 내면의 거룩함을 요구한다. 즉,“너희는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행을 버리며”(사 1:16)라는 말씀처럼, 청소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죄성을 돌아보고 버리는 신앙의 실천이다. 이번 대청소 역시 그러한 영적 의미 속에서 진행되었다. 성도들은 조별로 나뉘어 창문틀과 유리창, 천장, 바닥 등 각 영역을 맡아 정성껏 청소를 실시했다. 창문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천장의 거미줄을 제거하며, 바닥에 쌓인 먼지를 청소기로 흡입한 후 물걸레로 깨끗이 닦았다. 이어 바닥에 왁스를 칠하고 건조시킨 뒤 다시 한번 덧칠하고 환기하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의자를 제자리에 내려놓으며 모든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성전 바닥은 윤기가 흐르며 반짝반짝 빛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고 상쾌해지는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부서진 의자나 더 사용할 수 없는 물품들은 과감히 정리해 버렸다. 냉장고와 냉동고 속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도 하나하나 선별해 정리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물리적 정리를 넘어, 우리의 삶 속에 남아 있는 불필요한 것들, 하나님과 이웃에게 유익하지 않은 죄성을 내려놓는 상징적 행위였다. 청소를 하는 동안 성도들은 음료수와 간식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고, 대부분의 작업을 마친 뒤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성도 중에 자발적으로 대접하는 성도의 손길이 있어 함께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나누었다. 이어 오후에는 조별로 커피숍에 모여 교제하며 삶과 신앙을 나누었다. 이는 단순한 친교를 넘어 서로를 세우고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번 대청소의 가장 깊은 의미는 ‘내면의 청소’에 있었다. 청소는 나의 죄성을 돌아보며 스스로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악한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과 이웃에게 유익하지 않은 것들을 버리는 시간이었다. 특히 거울을 닦는 과정은 상징적이었다. 흐릿하게 가려져 있던 거울이 깨끗해지듯, 우리의 마음도 말씀과 회개를 통해 정결해질 때 비로소 자신의 죄성을 분명히 바라볼 수 있다. 

청소란 결국 있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분해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쓰임 받는 제자인가, 아니면 버려져야 할 존재인가’ 말이다. 이는 두려운 질문이지만, 동시에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중요한 성찰의 기회가 된다.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 교실 청소 관련해 잘못을 하면 ‘나머지 청소’를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기억 속에서 청소는 벌받는 일, 하기 싫은 일, 천한 일로 왜곡되어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청소는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이웃과 함께 어울리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우리가 잘못 인식해온 ‘청소’에 대한 의미를 이제는 새롭게 회복해야 할 때다.

특히 성전을 깨끗이 청소하는 행위는 단순한 환경 미화가 아니다. 이는 자신의 거울을 닦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준비하는 과정이며, 더 가까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거룩한 여정이다. 정결함은 하나님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통로가 된다.

결국, 대청소는 공간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일이다. 손에 쥔 빗자루는 곧 기도의 도구이며, 걸레를 짜는 손길은 회개의 눈물과 같다. 새봄의 햇살 아래 반짝이는 성전처럼, 사순절과 부활절을 살아갈 때 우리의 마음 또한 맑고 밝게 빛나기를 소망한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 고백이 우리의 삶 속에서 실제가 될 때, 교회는 진정한 의미의 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김성제 시인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재난과학박사, 우리응답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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