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활을 오래 하며 깨닫는 영적 원리가 있습니다. 바로 교회와 가정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라는 사실입니다. 가정이 평안해야 교회 생활에 영적 기쁨이 생기고, 건강한 교회의 은혜는 가정의 웃음꽃으로 피어납니다. 결국 행복한 교회는 행복한 가정이라는 토양 위에 세워진 튼튼한 나무와 같습니다.
유대인의 지혜서 탈무드는 “세상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젊어서 결혼해 얻은 배우자이며,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화목한 부부의 모습”이라고 가르칩니다. 신앙의 선배들은 일찍이 가정이 모든 공동체의 근간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것조차 ‘행사’가 되었고, 같은 거실에 앉아 있어도 각자의 시선은 휴대전화를 향합니다. 몸은 곁에 있지만 마음은 먼 곳을 향하는 ‘군중 속의 고독’이 가정 안에 침투해 있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오해가 쌓이고, 안식처여야 할 가정이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는 전쟁터가 되기도 합니다.
행복한 가정은 구성원이 완벽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탈무드에는 “항아리에 무엇이 담겼느냐보다 그 항아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가 중요하다”는 지혜가 있습니다. 우리 가정이 어떤 화려한 조건을 갖췄느냐보다, 서로를 향한 이해와 배려로 빚어졌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사랑으로 빈틈을 채우려 노력할 때 가정의 회복은 시작됩니다. 짧은 안부와 소소한 웃음, 그리고 가족을 위한 간절한 기도가 가정을 지키는 강력한 방패가 됩니다.
탈무드에는 “집안에서 친절하지 못한 사람은 밖에서도 진실할 수 없다”는 경구가 있습니다. 교회 일에 충성하는 것만큼이나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먼저 존경받는 부모와 자녀가 될 때 교회에서의 신뢰도 빛을 발합니다. 믿음의 진정성은 가장 일상적인 자리에서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거창한 행복보다 지금 내 곁의 가족에게 작은 감사와 사랑을 전하길 소망합니다. 가정이 따뜻해지고 교회가 온기로 충만해질 때, 세상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섬기는 면목교회의 올해 표어는 ‘행복한 교회,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세 가지는 결코 별개가 아닙니다. 행복한 가정 위에 행복한 교회가 세워지며, 그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행복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완성되어 갑니다.
최경우 장로
<서울동노회 장로회장, 면목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