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다운 블레싱 이야기] “한명만 내 편이 되어주면 견딜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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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자였던 내 아이가 어느 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엄마! 한명만, 한명만, 내 편이 되어주면 견딜 수 있을 텐데 아무도 없어, 학교에. 미안해, 엄마. 도저히 안 되겠어.” 

그날 난 단 한명도 도와주지 않는 학교 교실에서 내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그날부터 내 아이의 상처 나고 깊이 패인 마음에 사랑을 쏟아 부었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기까지는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때부터 난 그 한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내 아이를 위해 넘어진 아이들을 위해… 나는 안다. 넘어진 아이를 믿고 응원해주는 단 한사람만 있다면 부모님 중 한분만이라도, 만약 부모님이 아이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단 한명의 어른이라도 아이의 결핍이 채워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충분한 사랑을 쏟아준다면 그 아이는 분명히 다시 일어선다, 반드시. 

2024년 여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블레싱에 가면 아이가 살아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연락드렸습니다. 제 아들은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 지금은 전학을 해서 다른 학교에 다니기는 하는데 학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지어 시험지에 이름도 쓰지 않고 백지 상태로 몇 년째 제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선생님!” 

그렇게 L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블레싱에 왔다.   

고3, 187cm의 큰 키와 훤칠한 외모의 L은 몇 주간,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가린 채 짜증난 얼굴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긴 몸을 구겨서 센터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래도 음악을 좋아했던 L은 보컬레슨은 순순히 따라 했다. 반항기 가득한 눈빛과 목소리로 L의 그 눈빛과 그 목소리는 내 아이의 아픈 시간 속에서 이미 듣고 봐온 익숙한 소리였기에 삶의 낭떠러지 끝에 혼자 서 있는 그의 마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가끔 내 아이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엄마, 우주 한 가운데 나 혼자 있는 것 같아. 깜깜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우주 한 가운데 나 혼자 있어.” 

아이의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생각하니 괴로운 마음에 한참을 울었었다. 

아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욕실 바닥에 앉아 물을 틀어놓고 목 놓아 울던 그 시간들….

나는 하나님께서 또 상처받은 한명의 아이를 블레싱에 맡기셨음을 깨닫고 L에게 말했다. 

“많이 힘들지? 괜찮아. 잘 하고 있어. 노래하고 싶을 때 노래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여기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 네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된단다.” 이렇게 말하고 그 큰 아이를 안아줬다. 내 아이에게 하듯이.

L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실감을 안은 채, 교사이신 어머니를 따라 낯선 섬으로 가 그곳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상처를 받았다. 

세상은 왜 이렇게 아이들을 상처낼까? 왜 이런 일은 반복되는 걸까? 하나님, 왜요? 왜? 

나는 하나님께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며 L에게 사랑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사랑해주고, 블레싱이 제일 잘하는 ‘잘 먹이고, 잘 가르치며’ 블레싱 선생님들과 함께 L을 세워갔다. 

그렇게 L은 블레싱 공동체의 사랑으로 일어났고, 2026년 C대학 뮤지컬과에 진학했다.  

‘장하다, L.’

그리고 어느 날, L의 친형이 블레싱으로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단장님, 저도 L처럼 사랑받고 싶어요. L이 정말 부러워요.” 

L과 같은 상처를 안고 있는 그의 친형, 안쓰러움에 난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말해주었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오렴. 우린 항상 같은 자리에 있단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전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아이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내 안의 사랑을 쏟아 부어야 하는 일.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나님께서는 우리 블레싱 공동체를 주신 게 분명하다. 

한 생명을 구하는 이 귀하고 멋진 일,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경험하는 이 귀한 일들, 이 일들을 블레싱과 함께 동역하실 분을 기다리며 오늘도 기도한다. 

그리고 정말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가정폭력으로 무너졌던 I, 블레싱 공동체에서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 대학에 진학하고 군대에 입대한 I가 군대에서 세례를 받게 되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그렇다, 하나님의 계획은 이렇게 놀랍다. 우리 블레싱은 I를 건져내서 세우고, 교회는 물을 주고 키워갈 것이다. 멋지시다, 하나님의 일은.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마 18:5)

 김연수 단장

<블레싱뮤지컬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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