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패권주의와 공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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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전쟁과 평화가 반복돼왔다. 국가 간에 전쟁이 발생하는 원인이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국가 간 이해관계와 탐욕 때문으로 보인다. 강한 국가가 등장하면, 더 강한 국가를 만들고자 탐욕을 부린다. 그런 대표적인 경우의 통치자가 진나라 진시황, 한나라 무제 등을 들 수가 있다. 황하 문명과 유교 문명권에서 살아온 한족(漢族)들은 고대로부터 한족우월주의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의식을 가진 중국의 한족들은 북방민족 정복에 나서기도 하고, 만리장성을 쌓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변방 국가들을 정벌하여 조공국가로 삼아 군신 관계를 요구하였다. 우리 민족도 그 피해자다. 중국은 아직도 한족(漢族)이 55개 소수민족보다 우월하다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을 가지고 있으며, 시진핑은 이런 사상에 기반한 중국몽(中國夢)을 꿈꾸며 대만 흡수통일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칭기즈 칸과 그의 부장 수부타이 등이 주도하여 이룩한 13-14세기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군림하던 세계적 대몽골제국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동과 서구에서는 메소포타미아문명과 이집트문명권에서 성장한 이집트,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제국들간에 패권전쟁이 자주 발생하였다. 그중에서도 신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왕이 유대인들을 포로로 붙잡아간 ‘바빌론 유수’ 사건은 유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이 동방을 원정하여 동‧서양에 걸쳐 대제국을 이룩했지만, 그의 사후 여러 왕국으로 분열되었다가 300여 년 만에 대부분 왕국들이 로마제국에게 정복당했다. 근대 4대 시민혁명 중 프랑스혁명 발생 후 10년간 혼란기를 틈타 등장한 나폴레옹이 정복전쟁으로 한때 유럽의 패자로 황제 자리까지 올랐지만, 결국 엘바섬과 세인트 헬레나섬으로 귀양 가는 비극의 역사로 끝났다.

1760년대부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하여 대변화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수공업이 기계공업으로, 가내공업이 공장공업으로 바뀌면서 대량의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지속적인 공장 가동을 위해서 다양한 원료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런 원료가 생산되는 식민지가 필요하게 되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다음으로 해군력을 가진 영국은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막강한 해군국가로 급부상했다. 아메리카 식민지에서도 프랑스와 7년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세계적인 식민지 보유국가로 팽창했다. 그런 힘은 영국이 청과 제1차 아편전쟁(1840~1842), 영국‧프랑스가 청과 제2차 아편전쟁(1856~1860)에서 승전함으로써, 거대한 청나라가 결국 서구열강 세력권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1914년에 발생한 제1차 세계대전의 내면은 식민지를 보유하지 않은 동맹국(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이탈리아)과 이들의 침략에 반기를 든 협상국(영국, 프랑스, 러시아)과의 패권전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전쟁에서 패전한 독일은 가혹한 배상금 문제와 경제 불안으로 히틀러의 나치즘이 등장하게 되었다. 독일이 1939년 폴란드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그 후 독일의 동맹국이며, 추축국인 이탈리아와 일본이 참전한다. 이에 반기를 든 연합국 간에 1945년까지 전쟁이 전개 되었다.

오늘날에는 소련몽(蘇聯夢)을 꿈꾸는 푸틴의 독재가 급부상하고 있다. 독재국가의 축(이란, 러시아, 중국, 북한)의 도전과 이에 대응하는 민주국가의 축(NATO의 민주국가들,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한국 등) 간에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양축의 갈등이 심화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핵전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며, 그럴 경우 인류는 전대미문의 대재앙(大災殃)에 직면할 것이다. 오늘날 갈등의 ‘양자의 축’을 넘어 너와 내가 공존‧공영할 수 있는 상생(相生)의 길을 모색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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