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된 믿음] 봄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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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꽃향기 봄바람에 마음이 설렌다. 만물이 소생하는 새싹을 틔우며 활력을 넣어준다. 나는 마음으로 봄의 여행을 떠난다. 화사한 봄빛 아래 세월은 흘러가며 또 온다고 하는데, 나 또한 그곳을 바라보며 봄을 즐겁게 그려본다. 먼저 시골의 산과 들판이다. 골짜기에서 졸졸 내려가는 물소리는 바람과 함께 스쳐 가며, 산새들이 주고받는 지저귐은 여지없이 그 물소리와 함께 흘러만 가니, 그를 보는 나의 마음도 깨끗이 씻기면서 함께 흘러간다.

개나리 진달래가 봄을 앞세우며 노란색, 붉은색 제각기 장관을 이루고 가로수 벚꽃은 눈이 덮인 듯이 꽃잎을 날린다. 시골의 아낙네들은 고운 얼굴 상할세라 수줍어하며 주방에 수건 걷어 뒤집어쓰고 나물 바구니 옆에 끼고 들판으로 나간다.

봄쑥과 냉이 향이 어우러져 신나게 이쪽저쪽 건너뛰면서 나물 캐서 바구니 채우기 분주하다. 나물 바구니 차면 해질세라 급한 걸음으로 집에 도착해서, 나물 씻어 맛난 봄 향기 나물 반찬 요리하느라 분주하여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봄나물 반찬으로 잔치를 하니 건강식품으로 봄을 즐긴다.

매화꽃 활짝 피면 짓궂은 바람은 꽃가지를 흔들어 더욱 신나게 하니 견디다 못해서 꽃잎들은 떨어지며 휘날린다. 상춘객들 흥겨운지 자기 앞에 떨어지면 다칠세라 조심하며 아장아장 걸음마 배운다.

매화꽃나무 밑에 햇빛 받은 장독대는 반짝이는 화사한 봄빛으로 돋보이기만 한다. 도랑물 졸졸 흘러가는 소리에 동면한 개구리가 물속에 뛰어오르고, 개구리가 목욕한 도랑물 흘러 흘러 개울로 이어지며 온 겨울 잠겨있던 수초들이 흔들리며 일어선다. 개울둑 이어지는 논밭들은 농사일에 필요한 물꼬를 트는 농부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향수도 깊어가며 밭에서는 ‘이랴!’ 하고 소를 몰던 농부가 이제는 경운기로 밭을 갈고 있다. 농기구 다루는 모습은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이며 양손으로 밭골을 중심 잡아 경운기는 통통탕탕 소리 맞춰 갈면서 나간다. 들판에 식사는 예전에는 아주머니들이 광주리에 담아온 온갖 반찬과 콩나물국이 제일이었는데 요즘은 간편하고 신속하게 식사는 오토바이 배달로 온 음식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려 땅에 숨어들어 하나의 지하수로, 낮은 곳으로 흘러서 산골짝 도랑물을 이루고 흘러서 개울에서 만나고, 이어지는 흐름 속에 강물에서 또 만나고 또다시 흐름 속에 바다에서 만남을 이룬다. 물은 계속 만나고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만 가니 인간 세상 봄의 계절 속에서 시작이 되는 듯도 싶다.

강물은 인생 삶의 흐름과 같다. 강물은 멈추고 싶고 되돌아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흘러만 간다. 참으로 그러하다. 우리 인생도 자연의 섭리 속에 그렇게 가야만 한다. 너도 가고 나도 가야만 한다. 저 높은 곳 천국을 향해 낮은 곳으로 가야만 하는 것을 생각해 보는 봄의 계절인 듯싶다.

최석산 장로

흑석성결교회, 수필가,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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