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8월의 노래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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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니다. 육신을 위해선 밥이 필수지만 정신적 영양분을 위해선 좋은 설교나 강의도 듣고 좋은 책이나 작품을 읽고 수시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또는 도서관도 찾아야 한다. 날씨가 뜨겁다고 탈진돼 있지 말고 조석으로 아니면 시원한 밤을 이용해 좋은 음악도 듣고 좋은 노래도 부르고 좋은 시도 읽으며 정신적 자양분을 섭취해야겠다. 그런 뜻에서 8월에 부를 노래나 시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①“보고계신가요/지금 세상은/폭염에 지쳐 힘들어합니다/혹시 보일러는 오작동으로/설정 모드를 잘못 누르셨는지요?//아님 보일러 고장이라도 났나요/이 세상 보일러 A/S시스템은/잘 되어있어요/원하신다면 바로 보내드릴게요//제발 열기를 식혀주세요/그렇지 않아도 열 받아 죽을 일/많아요//폭염에 열 받고/나라가 혼란스러워 열 받고/한 나라를 다스렸던 대통령이 재수감되고/집값은 하늘 높이 애드벌룬 타고 올라갔고//물가는 스카이콩콩 타듯 뛰고/메뚜기도 한철이라 했는데/불황에 피서지는 날파리만 윙윙거리는 듯합니다//제발/보일러를 꺼주시고/나라는 안정되고 국민이 걱정 없게 편안하게 부강하게/잘 살게 보살펴주세요/그리고 티브이만 켜면 서로 말장난하고/싸우는/국회의원들 제발 혼내어주세요/초등학생 수준도 아니고/보기 싫어요/국민 세금으로 뻔질나게 호의호식하고~//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제발 우리 모두 정신 차리게 해주세요/세상이 뜨거워요”(강문규/하나님, 부처님, 예수님, 성모마리아 님께 고합니다.) 세상의 열기를 품은 유쾌한 탄원 시다. 일상의 고통을 유쾌하고도 신랄한 시어로 풀어낸 시대의 풍자시이자 하늘에 올리는 시인의 진심 어린 탄원서이다. 종교적 존재들에 대한 경쾌한 질문으로 시작해 한국 사회의 현실적 문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대안 제시까지 완판이다. 오작동 아닌가요 묻는 것은 기도와 농담의 경계선에 서 있다. 보일러는 신이 만든 세계 질서와 그 운영 체계에 대한 상징적 풍자라 하겠다. 정치, 경제 사회 전부의 불균형과 불만은 비단 시인만의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인은 한국 사회의 사실적 묘사를 넘어 사회적 불안을 민중의 시선으로 꿰뚫어 보는 생활의 시학을 실현하고 있다. ②“8월은/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산등성 마루턱에 앉아/한 번쯤 온 길을/뒤돌아보게 만드는 달이다//발아래 까마득히 도시가/도시엔 인간이/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꿈꾸는 들이 있을 뿐이다//정상은 아직도 먼데/참으로 험한 길을 걸어왔다/벼랑을 끼고 계곡을 넘어서/가까스로 발을 디딘 난코스…//8월은/산등성 마루턱에 앉아/한 번쯤 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달이다/오르기에 급급하여/오로지 땅만 보고 살아온 반평생/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아, 나는 지금 어디메쯤 서 있는가//어디서나 항상 하늘은 푸르고/흰 구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우러르면 먼 별들의 마을에서 보내오는 손짓/그러나 지상의 인간은 오늘도/손으로 지폐를 세고 있구나//8월은/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8월은/정상에 오르기 전/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오세영/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③“와서는 가고/입고는 벗고/잡으면 놓아야 할/윤회의 소풍 길에//우린 어이타/인연 되었을꼬//봄날의 영화 꿈인 듯 접고/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그 뻔한 길/왜 왔나 싶어도//그래도 아니 왔다면 후회했겠지//노다지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가시처럼 주렁한 미움 때문에 울어도/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우리 어이 인연 맺어졌으랴//한 세상 세 살다 갈 소풍 길/원 없이 울고 웃다가/말똥 밭에 굴러도/이승이 낫단 말 빈말 안 되게/어우렁 더우렁/그렇게 살다 가보자”(한용운/어우렁 더우렁) 친구가 중요하다. 폼나는 친구 두면 2년간 행복하고, 귀여운 친구 두면 7년간 행복하고, 착한 친구 두면 70년 행복하고, 사랑하는 친구 두면 평생 행복하고, 믿음의 친구 두면 영원히 행복하다고 한다. 나는 이런 친구를 갖고 있는가 생각해보자. 아니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있는지 생각해보자. 2025년 8월의 대한민국은 참으로 엄중한 시기에 서 있다. 부디 정치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국리민복을 위해 봉사해주기 바란다. 아니다. 봉사는 아니더라도 국민 삶에 해코지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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