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본회퍼의 경고를 들으라

Google+ LinkedIn Katalk +

본회퍼는 20세기 개신교 신학자 중에서 ‘홀로 있음’과 ‘침묵’을 영적 수단으로 발견한 선구자였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에서 침묵을 통해 인간이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바로 서고, 그 결과 인격적 존재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나치의 집단주의적 이데올로기에 맞서는 저항 정신이었다. 나치 이데올로기에 종속된 제국교회가 “너는 아무것도 아니며, 네 민족이 전부다”라고 말할 때, 본회퍼는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홀로 서는 개인의 존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본회퍼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에서 단성부(Unison) 찬송을 강조했다. “단성 찬송만이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부르는 것인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부르는 것인지, 찬송 속에서 울려 퍼지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인지, 그리고 회중이 형제애 적 화합 안에서 노래하고 있는지를 드러내 준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예배는 본회퍼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군중심리에 매몰되어 눈물을 흘리지만, 예배가 끝난 뒤 남는 것은 종종 ‘십자가 없는 감동’과 ‘회개 없는 카타르시스’뿐이다. 이러한 집단적 엑스터시는 성도들을 하나님 앞의 단독자가 아닌 군중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킨다. 예배 중에 자기 내면을 직면하고 하나님과 인격적 만남을 갖는 과정이 생략된 채, 회중은 집단적 열기에 취해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 

한국교회 예배에는 개인이 아닌 집단만이 존재한다. 각 사람이 단독자로서 하나님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마치 “너는 아무 것도 아니다. 집단이 전부다”라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공간 같다. 예배는 한 마리의 양이 목자이신 주님과 만나는 시간이다. 일백 마리 양의 집단적 행복 엑스터시가 아니라, 한 마리 양의 인격적 홀로서기가 회복되는 기적의 현장이 예배의 자리이다. 

예배 중 설교는 수백 명을 향한 집단적 강연이 아니다. 집단적 “아멘” 소리의 크기와 설교의 성패는 상관이 없다. 설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복음으로 전해지고 들려져야 하나님의 말씀이다. 찬양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래 속에 신앙을 고백하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야 마땅하다. 찬양 인도자의 “일어나라”, “손을 들어라”, “박수를 쳐라”라는 집단적 강요는 무지를 넘어 무례하기까지 하다. 회중 각자가 한 마리의 양으로 주님과 만나 삶이 회복되고, 그 감사의 응답이 모여 찬양이 되는 진정한 예배를 기대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