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난 앞에서 묻는 믿음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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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회를 돌아보면 고난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려움을 함께 견디기보다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문제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는 모습이 반복된다. 갈등은 쉽게 커지고 언어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공동체의 어려움 앞에서 함께 짐을 나누기보다 각자의 입장과 주장만을 앞세우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또 하나의 고난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남북 간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 사회는 갈등과 양극화 속에서 쉽게 마음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세계를 바라보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분쟁이 장기화되며 수많은 생명과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긴장과 갈등 속에서 교회가 전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갈등을 키우는 언어가 아니라 평화를 향한 믿음의 목소리다.

오늘의 시대 역시 쉽지 않은 현실을 지나고 있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삶의 불안과 긴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개인의 삶 또한 다양한 부담과 책임 속에서 무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신앙은 고난을 단순히 피해야 할 시간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고난의 시간을 통해 삶의 방향과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무엇을 붙들고 살아왔는지, 무엇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가 이러한 시간 속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성경의 역사는 이러한 시간을 지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믿음의 선진들은 고난을 통해 자신의 길을 확인했고 그 시간을 통과하며 더욱 단단해졌다. 고난은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을 깊게 만드는 과정이 되었다.

교회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어려움과 혼란의 시대 속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신앙은 상황이 편안할 때보다 어려움 속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기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태도는 공동체를 지키는 중요한 힘이 된다.

사순절의 시간은 이러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십자가의 길은 고난을 피하는 길이 아니라 고난을 통과하는 길이었다. 신앙은 고난이 없는 삶을 약속하기보다 그 시간을 지나며 믿음의 길을 드러낸다.

우리는 곧 고난주일을 맞이하게 된다. 그 길은 십자가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새로운 생명의 길로 이어진다. 교회는 이 시간을 통해 다시 묻게 된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믿음이 어떤 기준 위에 서 있는지를 말이다.

고난의 시간을 지나며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일은 결코 헛되지 않다. 이러한 성찰 속에서 교회는 다시 십자가의 길을 바라보며 믿음의 걸음을 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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