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친 거 맞죠?
블레싱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들은 단연 우리 선생님들이 아닐까. 하나님께서 맡기신 한 아이를 위해 선생님 한 분도 아니고, 두 분도 아니고, 모두가 자신의 시간과 재능, 물질을 쏟아 붓는다. 이 이상한 선생님들이 함께하는 블레싱은 오늘도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2002년, 나의 스승이신 윤학원 선생님께서 중앙대학교에서 합창 강의를 할 기회를 주셨다. 작곡과, 피아노과, 성악과 학생들이 함께 듣는 수업이었는데, 그때의 인연이 오늘의 블레싱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수업을 마친 어느 날, 피아노과의 한 학생이 찾아와 진로 상담을 요청했다. 유학, 대학원, 반주자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 학생에게 지휘자로 활동하던 내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었고, 후에 그 학생은 서울예술단 반주자가 되었다. 감사 인사를 하러 온 그 학생이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서울예술단에 선생님이랑 정말 똑같은 분이 계셔서 너무 놀랐어요! 꼭 만나게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그 말 속에는 우리의 강하고 급한 성격,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까지 가는 불같은 기질이 담겨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와 똑같다고 하던 그분이 바로 지금 블레싱의 핵심, 고미경 선생님이다. 우리는 중앙대 학생이었던 장영주 선생님을 통해 만나게 되었고, 지금 블레싱의 모든 곡을 작곡하는 최민선 선생님은 2002년 내가 강의하던 합창 수업을 듣던 작곡과 1학년 학생이었다. 블레싱 뮤지컬선교회의 중심이자 대표인 최현주 선생님은 중앙대학교 후배로, 내가 월드비전 합창단을 떠날 때 후임으로 맡길 만큼 가장 믿음직스러운 후배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바위 같은 최현주 선생님,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고미경 선생님, 그리고 그녀와 닮은 나. 훌륭한 뮤지컬 작곡가 최민선 선생님, 현대무용 전문가 장은정 선생님, 백상예술 연기상을 받으신 이영숙 선생님까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팀이다. 그렇게 그날의 인연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가을부터 블레싱은 성경뮤지컬 공연을 콘텐츠로 제작해 교회와 선교지를 지원하는 사역을 시작했다. 그런데 ‘홍보’와 ‘마케팅’을 맡을 사람이 없었다.
“하나님, 어떻게 해요? 이 일을 맡아줄 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공연을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잘하지만, 이 분야는 또 다른 영역입니다. 도와주세요.”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며칠 뒤, 블레싱 단원의 어머님이 찾아오셨다.
“단장님,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블레싱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 최정윤 선생님은 미국에서 영화와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영화회사에서 근무하신 분이었다. 또 한 사람, 기도의 은사가 있는 내 초등학교 친구 최형인 선생님. 피아노를 전공한 그녀 역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동역자다.
이처럼 블레싱 뮤지컬선교회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이상한 선생님들이 모여, 각자의 재능으로 아이들을 세워가고 있다.
뮤지컬 오디션과 입시를 준비하는 단원 한 사람을 위해 고미경 선생님과 최현주 선생님은 매일 오셔서 하루 종일, 될 때까지 레슨을 하신다. 오디션 영상을 촬영할 때는 새벽까지 함께하고, 아침·점심·저녁 식사까지 직접 준비하신다. “고기 먹고 싶어요!” 하는 아이들을 위해 매 끼 고기까지,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신다.
최민선 선생님은 음악 편집과 MR 제작을 맡아 주고, 최정윤 선생님은 밤늦게까지 홍보 작업을 한다. 최형인 선생님은 지금도 기도로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
비용을 계산하는 사람은 없다. 따지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다.
지금 우리는 성경뮤지컬 <The Way> – 사도행전을 준비하고 있다. 3월 27일 사랑의교회에서 제작발표회를 하는데, 후원교회와 후원자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걱정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일이니까 하나님께서 책임지시겠죠. 못하면 하나님 손해죠.”
이 말을 들으면 모두가 웃는다. 그렇다.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 예수께 인생을 맡긴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주시는 월요천사님, 그리고 민경동 장로님과 강석하 장로님, 블레싱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의 기준을 내려놓은 사람들, 이 이상하지만 아름다운 선생님들을 통해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느니라!”(히 11:38)
김연수 단장
<블레싱뮤지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