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세상을 아침의 태양처럼 밝게 만드는 손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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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작사자인 엑셀은 찬송가 503장 2절에서 “곳곳마다 번민함은 사랑 없는 연고요 측은하게 손을 펴고 사랑 받기 원하네 어떤 이는 고통과 근심 걱정 많으니 사랑 없는 까닭에 저들 실망하도다 사랑 없는 까닭에 사랑 없는 까닭에 사랑 없는 까닭에 저들 실망하도다”라고 사랑이 없음을 슬퍼하며, 진정한 사랑에 대해 찬송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에서 많은 것을 얻는다. 관계 안에서 행복, 도움, 인기나 명예, 그리고 신용까지도 얻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명성이 자자한 성공, 명예, 재물을 추구하는 사람의 최종 목표도 결국 행복 그 자체이다. 그래서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함께할 때 서로가 행복함을 느끼는 관계일 것이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힘들고 어려울 때 진심으로 위로하고 손을 내밀어 주는 따뜻하고 미더운 우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는 것에만 익숙하고 능동적으로 나서서 남을 돕는 것에는 인색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별 탈 없이 순조롭게 잘 살아갈 때는 기꺼이 친구로 어울리다가도, 그가 고난과 어려움에 처하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는 커녕 언제 친하게 지냈냐는 듯 멀리하고 모르는 척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친구라고 할 수 없으며 우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항상 이런 식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면 정작 자신에게 불행이 닥쳐왔을 때 고민을 들어줄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비참한 현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성서에는 우정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니…”
대학교 시절 나에게는 친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은 학군단(rotc)훈련을 받고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하여 월남전에 파병되었다. 당시는 월남전이 한창일 때였다. 파병 된 친구들은 한 부대에 배치되었다. 어느 날 적군과 한창 싸우고 있을 때 아군의 기지에 수류탄이 날아 들어 왔다. 그 수류탄이 터지면 많은 아군이 죽게 되는 급박한 순간이었다. 갑자기 친구 한 사람이 몸을 날려 수류탄을 덮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친구와 많은 아군들을 살리고 자신은 전사하고 말았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친구와 전우들을 살린 숭고한 우정과 사랑이다.

친한 낚시 고수 두 사람이 함께 낚시를 갔다. 마침 주말이라 강가에는 낚시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두 고수는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낚싯대를 드리우자마자 물고기들을 낚아 올리기 시작했다. 종일 앉아 있었어도 몇 마리 낚지 못한 다른 낚시꾼들은 두 사람을 보며 부러움과 놀라움의 탄식을 쏟아냈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을 본 한 낚시 고수는 잠시 고민을 한 후에 다른 낚시꾼들을 보면서 “그럼 이렇게 합시다. 여러분에게 제가 낚시 기술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대신 여러분이 열 마리를 낚을 때마다 한 마리씩 제게 주셔야 합니다. 물론 열 마리 이하로 낚는다면 안 주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두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씨 좋은 고수는 자기 낚싯대를 내버려두고 낚시터를 두루 다니며 사람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하루가 저물 무렵 그는 사람들을 가르치느라 물고기를 거의 낚지 못했지만, 이 사람 저 사람이 한 마리씩 준 덕에 바구니가 넘칠 만큼 많은 물고기를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친구들까지 생겼다.
그러나 고집스레 자기 낚싯대에만 열중했던 다른 낚시 고수는 친구처럼 선생님 소리도 듣지 못했고, 새로운 인연도 만들지 못했다. 하루 종일 낚시를 했음에도 친구만큼 많은 물고기를 얻지 못한 채 쓸쓸히 집으로 돌아갔다.

이야기 속 낚시 고수는 먼저 남에게 손을 내민 결과 물고기 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와 진심 어린 고마움의 인사, 진실한 우정까지 얻었다. 이처럼 남을 도우면 예상치도 않게 자신이 더 큰 선물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남을 돕는 것은 곧 자신을 돕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낙심과 좌절과 어려움을 당하는 친구에게 사랑의 손을 내밀어 희망을 주고, 꿈을 주고, 도움과 용기를 주는 손은 선하고 아름다운 손이다.
학자이자 시인인 프랭크 셔먼은 친구를 생각하며 이렇게 읊었다. “기쁘게도 내 인생의 여행길 굽이굽이마다 나의 길을 꿋꿋이 갈 수 있도록 기댈 어깨를 내어 준 친구가 었었지. 내게는 황금이 없기에 그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진실한 사랑의 마음뿐. 바라옵건대 신이여,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의 인생에 선한 일을 베푸소서.”
베풂이 없는 인생은 참담하고, 나눔이 없는 마음은 메마르며, 친구가 없는 세계는 처량하다. 자신이 먼저 사랑과 도움을 베풀면 더 큰 사랑과 도움이 보답으로 반드시 돌아온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을 도와주기를 바란다면 자신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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