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함께의 미학(美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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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하늘에서 펼쳐지는 멋진 장관 중의 하나는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수십 마리의 기러기가 ‘브이(V)자 대형(隊形)’으로 일사불란하게 날아가는 모습입니다. 기러기는 다른 새에 비해서 날개의 힘이 그리 강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30,000마일에 이르는 먼 거리도 거뜬히 날아갑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날아가기 때문입니다.
맨 앞에서 날아가는 리더의 날개 짓은 기류에 양력(揚力=날게 해주는 힘)을 만들어줍니다. 그 덕분에 뒤에 따라 오는 동료 기러기들이 30%의 힘만으로도 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맨 앞에서 날아가는 리더는 공기의 저항을 제일 많이 받기 때문에 가장 먼저 지칩니다. 리더가 지치면 그는 ‘V’자 대열의 맨 끝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면 그 뒤에 있던 기러기가 차례로 앞장을 서면서 골고루 차례로 리더가 됩니다.
이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내는데 이 울음소리는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겹게 날아가는 리더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라고 합니다. 만약 어느 기러기가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결코 혼자 두지 않고 다른 건강한 동료 기러기 두세 마리가 그 곁에 함께 남아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데리고 옵니다. 한낱 철새에 지나지 않는 기러기의 세계이지만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여러 개월 동안 우리가 드린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께서는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넘치도록 부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성도들이 예배당에 나와 함께 예배드릴 때 은혜 위에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이는 마치 고향을 떠나 각처에서 흩어져 사는 자녀들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만 드려도 부모님은 기뻐하시지만 명절날 자녀손들이 다 같이 고향으로 내려와 인사드릴 때의 기쁨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현장예배가 더욱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말씀을 묵상해 봅니다.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마18:19).” 
이상의 글은 가까운 친구가 캘리포니아에서 보내준 영상에 담긴 글인데《뉴욕프라미스교회》의 허연행 담임목사의 메시지입니다. 말씀이 매우 은혜로워서 영상을 보내준 친구의 양해를 구하고 나서 여기에 올려드리게 되었습니다.
위에 인용된 글에서도 언급이 되었습니다마는 우리가 자주 듣게 되는 격언,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경구는 아프리카의 속담이라고 하는데 그 내용을 음미해 볼수록 그 의미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목적지를 향해 멀리 가려면 사막을 지나고, 정글을 가다보면 짐승을 피해야 하므로 길동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라고 봅니다. 그렇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멀리 갈 수 없습니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하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능지수(IQ)가 100 이상인 사람이라야 풀 수 있는 수학문제를 IQ 90인 두 사람이 풀 수 있다고 합니다. 협동의 힘 또는 상부상조의 힘을 말해 주는 것이겠지요. 개미의 예를 보면 집을 짓거나, 사냥하거나, 생활하는 것이나 모두 집단으로 행동을 합니다. 아무리 큰 곤충이라도 여러 마리의 개미가 한꺼번에 달라붙으면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게 됩니다. 협동은 집단지성(集團知性)을 발휘할 수 있게 합니다.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는 결과입니다. 쉽게 말해서 ‘집단적 능력’을 말합니다. 한 명의 ‘개인지성’보다 여러 명의 ‘집단지성’이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요.
앞을 못 보는 ‘장님’과 걸을 수 없는 ‘앉은뱅이’가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 수많은 난관과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장님’이고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앉은뱅이’입니다. 나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들도《함께》한다면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의 멀고 험난한 인생길도 이웃과《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서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 • 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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