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사)세계교화갱보협회 사무총장 이정호 장로(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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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는 육신에 갇히나, 출소자는 염려와 두려움에 갇혀”

우리나라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시절인 1991년에 故 한경직목사를 비롯한 12명의 사회 및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 세계교화갱보협회는 1996년 5월 법무부에서 사단법인으로 정식 인가를 받았다. 설립 목적으로는 교정시설 재소자를 상담과 신앙으로 교정, 교화하고, 만기 출소자 중 무의탁자들을 보호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까지 의식주 생활과 교육훈련, 취업알선, 생업조성에 지도, 비행청소년 선도사업 등을 협력하므로 출소 후 가장 중요한 시기인 3년의 기간 동안 재범을 방지하여 밝은 사회건설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영적생명을 살리는 믿음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창립 당시 이사장 김홍도 목사님, 법인회장 김삼환 목사님께서 법인 기초를 만들어 30년이 흐른 지금 많은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남녀 생활관(25명 수용)을 운영하고 출소자 가족 그룹홈(10가정 32명)을 만들어 자립을 도우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비 사회적 기업 ‘좋은 친구 스팀세차장’과 영농후계자 교육장인 ‘금성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역의 주인은 주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소임은 청지기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출소자를 사랑과 복음으로 교화하고 재범을 방지하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 록 기술 교육 재정지원을 하는 등 밝은 사회를 건설한다는 목적을 두었습니다.”

1991년 10월 17일 금란교회에서 개최된 제1회 갱생보호전국대회에서 대회사를 하는 한경직 목사

▐ 주요사업

사무총장 이정호 장로는 갱보협회가 담당하고 있는 교정시설인 남부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서울동부구치소, 공주치료감호소 등을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예배 및 상담을 하고 영치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사)세계교화갱보협회 창립과 사역 활동 및 목적을 소개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출소자 갱생보호사업입니다. 법무부가 규정하는 기본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남 녀수용자 의식주 무료제공, 교육훈련, 자립지원 등을 담당하며, 신앙, 정직, 근면, 봉사 등 인격의 4가지의 기둥을 잘 세워가고 있습니다. 특히, 출소자들은 홀로서기 훈련이 중요합니다. 퇴소 후 혼밥, 혼숙, 외로움, 죄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출소자들에겐 주님과의 동행이 절대적입니다. 신앙만이 거듭날 수 있습니다. 저희 갱보협회를 비롯해 법무부에서 인가한 민간법인들이 있습니다. 교화 대상자인 출소자들의 40%이상이 재범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저희 시설에 다녀간 출소자들은 5% 미만의 재범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이 아니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없습니다. 믿음의 사명을 갖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재소자들의 가족들을 돕기도 합니다. 재소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를 돌봐 달라는 요청, 아이들을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 갱보협회에서는 매년 재소자들의 자녀 4-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범죄 환경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장학금은 교회, 기업, 개인 독지가 등의 후원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 교정선교의 보람

이정호 장로는 교정사업의 실무적인 일을 총괄해 왔다. 사역 중 한국교회에 귀감이 되는 사례들이 많다고 했다. 그중에 출산을 앞둔 미혼모의 산후 조리, 척추측만증(척추장애) 출소자를 수술해 주고 입원비 및 간병비를 특별후원을 통해 모금을 하는등 갱보협회의 목적 사업들이 이루어질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한 출소자는 특수절도 및 강간누범자로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출소했으나, 악성 뇌종양 말기란 판정을 받았습니다. 급속도로 나빠져 병원에 입원을 했지만, 수술도 치료도 불가하다는 의사의 의견에 따라 갱보협회 생활관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생활관 수용자들이 식사, 배변, 목욕 도우미를 교대로 자청해 도왔습니다. 그러자 굳은 마음이 열려 지난날을 회개하고 형제들에게도 눈물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회복을 못하고 요양병원 입원 전날 소천했습니다. 목사님을 모시고 발인예배를 드렸습니다. 육신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의 영혼을 구원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또, 한 출소자는 신학공부를 하며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았고 기를 곳을 의뢰하여 3년간 거처할 곳을 마련해 주고, 신대원 졸업까지 학자금을지원해 주었습니다.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한 지역에서 개척교회를 설립하고 목회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교도소 내에서 자매 결연을 맺고 교정교화 되어서 출소 후 신학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여 목사안수를 받고, 일반교회목회, 교정특수목회를 하시는 분들도 여러 명이 됩니다. 하지만 서로 기도로만 교류하고 있습니다.”

▐ 출소자들의 첫 걸음을 위해

휠체어 봉사에 나선 생활관 사람들

세계교화갱보협회는 출소자들이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재소자들은 출소하기 전까지는 사회와 단절되어 있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갱보협회에서는 생활의 염려와 앞날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데, 일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금성농장에서 공동체 생활을 먼저 배우게 됩니다. 대부분의 출소자 시설이 1인실로 운영을 하거나, 다른 이들과 교류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갱보협회에서는 3가지 방침을 가지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먼저 신앙을 바로 알 수 있도록, 둘째로 홀로서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셋째로 그룹 홈 자립을 위해 저축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출소자들이 저희 시설에 있는 동안에는 기초 생활수급 자격을 다 얻어 생활 대책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웃과 같이 협력하는 훈련과 봉사를 통해 이웃 농장에 가서 발품을 팔아 도와주는 등 협력하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 교정선교의 감사

힘든 인생길을 걷고 있는 이들을 돕는 것이 인생의 절대적인 주권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보답이요 의무라고 생각하며 지난 24년을 기쁘게 일해 왔다는 이정호 장로는 사역을 위해 동역하시는 협회 이사들과 교회와 후원자들과 법무부 지원에 감사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개인 사역이 아니라 갱보협회 사역의 주인은 하나님 이시고, 일하는 우리들은 청지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초대 이사장이셨던 故 김홍도 목사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재소자들과 출소자들의 영혼 구원을 강조하시며 27년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법인회장 김삼환 목사님도 직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후원해 주셨습니다. 특히 수년간 끊임없이 후원해 주신 교회와 독지가들이 있었기에 어려운 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호 장로는 사역을 이끌어 올수 있었던 이면에는 사명감으로 함께 한 동역자 이정희 원장이 있었다며 감사함을 더 했다. 이 원장은 2000년부터 복지원장으로 합류하여, 남자생활관 농장토지를 기증받고, 협회가 다비다 여성 쉼터 및 출소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팀 손세차 ‘좋은 친구 세차장’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 왔으며, 재소자를 30여년 간 성심을 다해 돌봐온 공로를 인정받아 금년 교정의 날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하는 사역의 큰 결실도 있었다고 했다.

경기도 성남에 소재한 좋은친구 스팀 손세차

▐ 출소자들에게 사랑을 전해야

“매달 5천명 내외의 출소자가 사회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적 냉대와 무관심, 사회적응력 부족 등 여러 이유로 100명 중 40명이 재범을 저지릅니다. 삶의 질은 좋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출소자가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밝힌 것과 같이 갱보협회 생활관을 거쳐 간 사람의 재범률은 5% 미만입니다. 하지만, 이런 출소자를 위한 생활관이 정부의 예산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체, 교회, 개인후원자 등 많은 후원처가 필요합니다. 정기적으로 후원해 주시는 교회가 있지만, 새로운 후원처를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바람은 후원자가 금액의 부담 없이 오래 유지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 몇 년이 흐르면 다양한 이유로 후원을 끊게 됩니다. 생활관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갈수록 후원금 청원은 쉽지 않습니다.”
이정호 장로는 많은 사람들이 “죄를 짓고 감방 다녀온 사람들을 왜 도와주어야 하지? 우리 주위에 착하게 살면서
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라며 교정 선교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한다.
“갱보협회의 금성의 집과(금성농장)과 다비다 여성 쉼터가 제 역할을 하여 건강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갱보협회는 지난 30년간 갱생보호대상자 총 2,400명, 교정대상자 총14,000명을 교화했으며, 무기수 8,000명(2억 5천만원) 영치금 지급 등 많은사역을 담당해 왔습니다.”
“너희도 함께 갇힌 것 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너희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라”(히 13:3)

/박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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