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길] 스펙이 아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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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에서 목회 2막을 열면서 한 가지 발견한 단어는 ‘관점(point of view)’이다. 관점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고찰할 때, 그것을 바라보는 방향이나 생각하는 처지를 말한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며, 성공하는 목회와 실패하는 목회로 바뀐다.
과거에 목회할 때 주 예수보다 귀한 것이 없다고 찬송했지만 실제 삶에서는 여전히 세상 사람들처럼 눈에 보이는 스펙(Spec)을 기준으로 삼고 살았다. 비교의 늪에 빠져 자신이 실패자(Loser)라고 생각하며 우울감에 빠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토리(Story)다. 남과의 비교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목회가 아닌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독특한 은사와 사명을 따르는 목회다. 그럴 때 가슴이 뛴다. 성경과 설교 그리고 목회 가운데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보인다. 최근에 출간된 <아버지마음> <거봐, 신은 없다니까> 등은 단순히 신학과 성경지식에서 나온 글이 아니다. 삶에서 나온 고백의 글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평생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경제가 마비돼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고 실업자가 되고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 크기와 상관없이 현장예배에 20명 이하로 엄격히 제한한 바 있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모두 평등해진 느낌이다. 물질과 탐욕의 인간중심적인 삶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침투한 것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 속에서 사람이 바이러스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떠난 죄가 온 세상에 가득하다.
한국교회 역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기보다 개교회 자체의 성장에만 몰두하여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이제는 교회만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이다. 모이는 교회뿐 아니라 흩어지는 교회로, 교회주의를 넘어 삶의 현장에서 제자 되어 제자 삼는 사역을 함으로 이 땅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청된다.

하나님의 속성에서 차선이 있을까? 하나님은 언제나 최선이고 최고이다. 하나님을 아는 것만큼 문제는 줄어들고 하나님을 모르는 것만큼 문제는 늘어난다. 따라서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하나님이 보여주실 날을 믿기에 오늘도 감사한다. 지금은 흩어진 조각이지만 인생의 퍼즐이 맞춰질 날을 기대하기에 오늘도 찬양한다. 목양의 길에서 여전히 실수투성이이지만 한 번도 실수가 없으신 주님을 사랑하기에 오늘도 사랑한다. 마침내 삶의 한순간도 버릴 것이 없음을 고백하며 오늘도 삶과 목회 이야기를 써 내려가리라. 샬롬!

신동윤 목사
<별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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