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청소년, 믿기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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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버림받고 보육원과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다 19세가 되어 홀로서기 해야 하는 보호 종료 청소년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지고 있다. 수년 전 오월 어느날, 한 소녀를 만났다. “호기심이 많은 사춘기 때 가끔 일탈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보육원에서 가정법원에 통고를 했고 결국은 6호 처분을 받아 시설에서 6개월을 지내다 왔어요. 아버지만 있었다면 최소한 시설에는 가지 않았을 거예요”라며 혹시 ‘아버지’라 부르면 안되냐고 했다. 그 후 많은 아이들은 ‘아버지’, ‘아부지’, ‘아빠’ 등 편한 대로 부른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아픔이 없는 아이, 사연이 없는 아이가 없기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아이들 때문에 희노애락이 많은 에피소드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즐기며 감사함으로 살아간다. 

몇 년 동안 돌보아 온 빈이는 스무 살 아빠와 열 다섯의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비가 매우 쏟아지는 어느 날 밤…. 엄마 친구는 할머니에게 “이 아이를 부탁드릴게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은 이 아이가 무슨 죄가 있겠어요….” 눈물을 흘리면서 간청하여 불쌍한 마음에 할머니는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늘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며 돌아오실 할머니를 기다리던 빈이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선배들이 하교하는 빈이를 뒤따라 와 이유도 없이 때리고 괴롭혔다. 스스로 자책하기 시작했고 친구들도 피해를 입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멀리했다. 결국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그 날 이후 학교도 가지 않게 되었고 사춘기라는 시기를 이겨내지 못하여 비행을 저지르다 경찰에 잡혀갔다. 할머니와 떨어져 사는게 무서웠지만 시설에 가서 혼자 견디어야 했다. 자신의 삶을 바꾸지는 못하고 시설에서 나와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절도범이 되어 다시 재판을 받게 되었다. 판사님이 물었다. “빈아… 왜 그랬니?” 대답했다. “이리저리 떠돌다가 정말 배가 고파서 그랬습니다….” “앞으로는 배가 고프면 죄를 짓지 말고 정말 배고플 때는 나를 찾아오렴….” 빈이는 침묵했다. 어른은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빈이의 배고픔을 채워 주고 소통해 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우울증으로 신경정신과 진료도 지원받고 있다. 늘 기도로 함께하며 메시지로 소통하던 어느날 “하나님께서 널 지키실거야”라는 메시지에 “하나님은 악인의 죽음을 기뻐하지 않으시고 그 길에서 돌이켜 사는 것을 기뻐하신다”(겔 33:11)며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 

필자는 36년 전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위기청소년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열정으로 기도했다. “안으로 가라”는 응답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소년원 선생님이 되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세상 속에서 빈 가슴을 채우기 위해 생존의 거짓말을 하며 하루하루를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늘 무겁다. 칠흑 같은 어두움이 무서울지라도 “살아만 있어 달라”고 부탁하며 기도한다. 너무 힘이 들어서 하나님을 부르면 “안다, 너의 사명이다. 보여주고 들려주고 선한 것으로 가슴에 느껴지는 것은 네가 할 일이다”라고만 하신다. 이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고 내 가슴을 바라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아이들이 단순한 죄인이라면 너는 지능적 죄인이라 하신다. 아이들을 위해 울며 기도하고 아이들이 하나님의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섬김의 서비스맨으로 살아가기로 고백하면서 입으로가 아닌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그리스도처럼 다음세대를 위해 죽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시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가정의 달 오월, 어버이를 그리워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공감하여 감동 주고 동행하여 행복 주는 섬김과 나눔으로 따뜻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찐하게 전해지면 좋겠다.

윤용범 장로 (경기중앙교회)

•청소년행복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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