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포용과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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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평판 좋은 사람을 추천 하거나 검증된 유력한 인사를 모임에 소개하는 일은 즐겁지만 행실이 문제가 있어서 모두가 피하려는 사람을 소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힌 사람이 어느 날 용서를 구하며 앞길을 열어 달라고 선처를 구하면 단번에 두 팔 벌려 용서하고 자신이 속한 모임에 천거할 수 있을까? 주님은 끝없이 조건 없는 용서를 하라고 하지만, 치리자인 장로는 어디까지 용서하며 얼마만큼 공의를 세워 나가야 하는 걸까? 사도행전을 묵상하면서 포용과 결단에 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모두가 잘 아는 대로 바나바는 당대 교회의 유력하고 훌륭한 지도자였다. 피신한 사울이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었음을 알고 지난날의 잘못은 용서하기로 하며 예루살렘 교회에 추천하고 믿음을 키우며 동역하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앞에 세웠다.

예수 믿는 사람을 잡아들이고, 모두가 몸서리치며 싫어하던 사울을 몇 마디 들어 보고 용서하고 동역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중 된 자를 자신의 앞에 세우는 일은 결단코 쉽지 않은 포용이다. 사도행전 15장 36절에서 39절에 바나바에게 사랑의 빚을 진 바울은 오히려 심하게 다투며 마침내 결단을 하고 둘은 갈라서게 된다. 바울은 1차 전도여행 때 밤빌리아에서 자기들을 떠나 함께 일하러 가지 아니한 적이 있는 “마가는 안 된다” 하면서 공적인 준엄한 결단력으로 공의를 세워 나갔다. 천성적으로 관대하고 포용력이 많은 바나바는 생질인 마가를 “2차 전도여행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하면서 결국 마가와 함께 구브로로 갔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1차 전도여행은 바나바 중심으로 역사하셨으나, 2차 여행부터는 바울 중심으로 역사하시게 됨을 볼 수 있다. 결국 바울은 실라를 택하여 수리아와 길리기아를 비롯한 소아시아 지역에 독립적으로 전도하고 초대교회 영적인 지도자요 사도로 승승장구 하게 된다.

가끔씩 당회, 노회, 총회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하며 결단을 해야 될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감당이 안 되어 피하고 싶고 전혀 판단이 서지 않아 두려울 때도 있다. 장차 주님 만나 뵐 때 왜 그렇게 결심하게 되었는지를 물으실 거라는 거룩한 부담감도 있다. 결단으로 인하여 속한 교회 공동체가 부흥하여 든든하게 세워져 가는 일인지, 아니면 개인의 입지만 넓어지는 일인지를 분별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이라 할 지라도 성경에 위배 된다면 단호하게 버려야 한다. 후회 없는 결단을 간절하게 원한다면 기도 속에서 그분의 음성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할 것 이다.

문봉기 장로
<포항노회 장로회장·늘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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