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강단] 지혜로운 순종 <벧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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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이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일반적으로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것으로만 이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인 사도 바울과 베드로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순종의 대상이 하나님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고 말했고, 베드로도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에게 순종하라고 말합니다. 두 사람 다 위에 있는 권세나 주인이 선량하다는 전제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드로는 아내가 남편을 대하는 방식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앙이 좋은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할 수 있는 덕목을 갖춘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순종이 어려울 것 없습니다. 믿음 좋은 남편이라면 따르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할테니까요.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남편이라면 따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교회에 가려고 하면 밥 차려 달라고 하거나, 꼭 예배당 갈 시간에 맞춰서 셔츠 다려 달라고 하던 남편들이 있습니다. 일부러 예배시간에 맞춰 가족 외출을 하자는 남편도 있습니다. 몇 번 이런 경우를 경험한 여자집사님들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물어오기도 하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로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남편이 고의적으로 그렇게하자 남편을 사탄의 하수인 취급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적대적으로 대하는 것은 지혜로운 방법이 아닙니다. 남편을 적대적으로 대해서는 전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것 보다는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합니다. 남편의 요구들을 미리 준비함으로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려면 잘 보여야지 어디 감히 밥을 차려 달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나님을 믿는 아내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딱 예배시간에 맞춰 외출하자고 하는 남편에게는 별도의 약속시간을 미리 정하고, 다른 건 당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움직일테니 나에게는 주일 예배시간만 배려해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합니다. 

아내가 좋으면 처갓집 말뚝을 향해 절을 한다는 속담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아내가 사랑스러우면 이런 부탁을 당연히 들어주며 나중에는 남편이 알아서 주일에는 밥을 차려먹고, 약속시간도 예배시간이 아닐 때에 맞춰 잡아줍니다. 물론 외출복도 알아서 찾아 입고 셔츠도 알아서 다려 입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여집사님이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아이들을 잘 양육하여서 주일학교에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혼자만 남게 된 남편은 어느날부터 교회에 따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도록 남편은 세례를 받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세례를 강요하지 않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평소에도 반듯하고 모범적인 가장이었던 남편이 세례를 받기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유년주일학교에 엄마 손을 잡고 나가던 아이들이 청년이 되고나서도 몇 년이 걸려서 세례를 받았으니 거의 20년이 걸린 셈입니다. 세례를 받지 않았을 뿐 성경 내용도 잘 알고, 주기도문 사도신경은 너무도 잘 외우는 분이어서 세례를 위한 별도의 공부가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선명한 신앙고백이면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세례교육의 절차가 있었기에 제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세례교육을 받을 때 함께 오셨던  가족들의 표정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은 세상을 다 얻은 표정이었습니다. 교회에 나가자고 강권한 적도 없고, 그런 강권함에 굴복할 남편도 아니었지만 그분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은 전적으로 아내의 행실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 그대로 아내의 행실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이 이루어진 것입니다.(벧전 3:2) 순종의 핵심은 두려움을 가지고 정결한 행실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불신자라고 할지라도 남편은, 또 아내는 그리스도인과 자신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봅니다. 

‘두려워하며 정결한 행실’이라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내가 남편을 두려워하여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긴장감을 가지고 남편을 대하기에 그것이 존중과 순종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진 아내가 순종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결국 남편은 시간이 지나면 아내의 행동이 신앙을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남편은 결국 하나님의 존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아내가 말씀을 믿지 않는 남편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는 방법입니다. 신앙을 가진 남편이 신앙 없는 아내를 대하는 방법도 하나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배우자 앞에서 흔들림 없이 하나님의 자녀다운 모습을 지켜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정말로 가능할까요. 가능하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고 나 자신을 낮추면 하나님이 나를 통해서 영광을 드러내신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 배우자를 대하시기 바랍니다.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랑하지 않아도 좋을 사람을 배우자로 허락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배우자는 사랑해야 할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믿음이 헛되지 않도록 여러분의 순종에 더욱 풍성한 사랑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김진성 목사

<통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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