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지도자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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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이 끝났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떤 선거보다도 후보들의 도덕적 흠결이 두드러졌다. 그러다 보니 더 좋은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뽑아야 하는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과거에도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 흠결을 들추어내는 소위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더 효과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후보들이 모두 한결같이 온갖 비리와 도덕적 타락의 심각한 의혹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한 후보는 명백해 보이는 거짓말과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파문, 그리고 공금의 사적인 사용 등으로, 또 다른 후보는 무속인의 정치개입 의혹과 부인의 경력 부풀리기와 주가조작혐의 등으로 서로 비방과 의혹제기로 점철된 선거였다. 오히려 인품과 도덕성이 돋보이는 한 후보는 일찌감치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고, 상대적으로 도덕적 흠결이 거의 없어 보이는 군소후보들은 선거 막바지에 이를수록 지지율이 더 추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대통령 후보에 오를 정도의 지도자급 인물들이 이런 도덕적 흠결을 가지고도 그동안 사회 여러 분야에서 명성과 지위를 쌓고 성공적으로 활동해 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도덕 불감증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회사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정도는 너무나 만연되어 있어서 누구나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회사원에서부터 고위공무원 심지어는 도덕의 사표가 되어야 할 교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공(公)과 사(私)의 구분에 무감각하다. 사정이 그렇기에 상대방의 이런 비리가 발견되면 온갖 도덕적 비난을 퍼붓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덮어버린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공직자 검증 과정에서 늘 나오는 논문표절문제도 그렇다. 이번에도 여야 두 후보 모두에게 학위논문 표절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선거 후에는 흐지부지될 것이 분명하다. 생각해보면 표절은 남의 아이디어를 도둑질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인데도 우리의 인식은 너무나 안이하다. 

공사의 구분이나 표절행위 등은 기본적인 정직성의 문제로서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마땅하다. 근대 시민사회는 정직성이라는 윤리의식이 없이는 작동할 수가 없다. 특별히 지도자의 도덕성이야말로 한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규정하는 잣대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출범했을 때 많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여러 가지 실정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질타를 받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내로남불의 태도가 아닐까 한다. 대표적으로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정의를 외치는 지도자가 자기 자식문제에서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입시제도 허점을 악용하는 도덕적 결함을 보인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대의를 위해 일하는데 작은 흠결 정도는 덮을 수 있을 것이 아닌가라고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작은 도덕적 흠결이야말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나아가서 사회 전체의 공정성과 정의를 훼손하게 된다. 

작은 일에서부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면서 세상의 거악을 척결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할 뿐아니라 방향이 틀린 것이었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 성장했어도 아직도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것은 바로 작은 도덕성에서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거창한 이념이나 목표를 내걸어도 지도자가 도덕성을 잃는다면 그 정부는 실패한 정부가 된다. 새 정부의 도덕성과 정직성에 기대를 걸어 본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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