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총회, 울진 산불 피해 현장 찾아 위로

Google+ LinkedIn Katalk +

생계 터전인 송이산 다 타버려…복구에 수십 년 걸릴 것

“산이 활활 타는 것을 지켜보며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주일 새벽 비가 오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잔불 끄는 데만 사흘이 걸렸어요. 송이산이 다 타버려 주민들은 생계를 잃었어요. 며칠 동안 소방헬기와 소방차 소음에다 산불 연기도 많이 마셔 다들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경북 울진 장재산자락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덕구온천로교회 이현우 목사는 지난 4일 발화한 산불로 교회 바로 앞까지 불길이 내려와 하마터면 사택과 예배당도 전소될 뻔 했던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전하며 생계를 잃은 교인들의 사정에 마음 아파했다.
3월 4일 발화한 산불은 220시간 동안 경북 울진 임야 약2만여ha를 태우고 주일이던 13일 아침 내린 봄비에 겨우 사그라들었다. 이번 산불로 울진 지역 219세대 335명의 이재민들이 집을 잃고 현재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 3월 15일 총회 서기 조환국 목사와 김보현 사무총장, 사회봉사부 부장 도영수 목사와 실장 조상식 장로, 그리고 포항노회 관계자 등과 함께 울진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본 교단 총회장이자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는 울진제일교회(김항신 목사 시무)에서 산불 피해 규모와 이재민들의 상황을 전달받고 한국교회가 이재민들의 눈물을 닦고 이 땅을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총회장 류영모 목사는 “울진에서 동해로 번지는 산불을 지켜보며 매우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상처시대가 되었다. 영적인 상처와 정신적 상처,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지는 상처가 산야가 불타는 안타까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이 때에 한국교회가 시대를 치유하고 하나님이 만드신 이 지구촌을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야 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된다”면서 “한국교회가 태안반도로 달려가 기름을 닦았듯 이번에는 삽과 괭이를 들고 나무 심는 일에 앞장서서 푸른 산을 회복하는 데 앞장설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가 이재민들의 눈물을 닦고 이 땅을 치유하는 일에 정부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장 류영모 목사와 일행은 집이 완전히 전소된 울진제일교회의 한 교인 가정을 찾아 피해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울진제일교회 집사인 교인은 집을 잃고 대피소에서 지내다가 코로나에 걸려 참석하지 못했다. 상황을 설명한 울진제일교회 김성길 장로는 “이재민들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집이다. 집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총회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 했다. 또 이번 산불로 송이밭이 다 타버렸다는 덕구온천로교회 김성대 장로도 만났다. 김 장로는 집과 교회를 오가며 불을 끄던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집이 타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교회가 탄다고 하면 마을 사람들 보기에도 그렇고 마음이 더 안 좋지 않나”라며 교회가 화마를 피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신의 송이밭이 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김 장로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 해도 자연산 송이를 재배하는 기술은 아직 없다. 송이밭이 원상태로 복구되어 다시 송이가 생산되려면 5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목사도 “울진군으로서는 어마어마한 손해다. 울진군뿐 아니라 울진지역 교회들에게도 그렇다. 많은 교인들이 송이 재배를 하고 있는데 그 밭들이 이번 산불로 알뜰히 다 타버렸다”라며 걱정을 쏟았다.
울진은 우리나라 최대 송이 생산지 중 하나로, 울진 송이는 특히 ‘황금송이’라 불릴 만큼 품질이 우수해 일본으로도 많이 수출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울진의 송이밭은 거의 소실됐지만 송이는 재배 시설이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설 복구 지원이나 그에 따른 보상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총회장 류영모 목사는 이날 울진군청에 들러 전찬걸 울진군수에게 이재민 위로금 500만 원도 전달했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본 교단 총회에 고마움을 전하며 “당장 산사태 대책이 시급하다. 산불 피해 수습과 이재민들의 생활이 회복되도록 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류영모 목사는 “울진군에만 369채의 가옥이 전소됐다고 하는데, 한국교회가 우선 이재민들의 집 건축을 맡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교회가 이재민들의 집을 세우는 것을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무너진 공동체성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는 울진군청 외 울진군기독교연합회에도 성금 500만 원을 전했으며, 울진과 강릉, 삼척, 동해 등 산불 피해를 당한 교인 가정 18곳에 총 3천600만 원의 위로금을 전했다. 총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를 돕는 긴급구호사업과 함께 산불 피해 긴급구호사업도 함께 진행하며 성금을 모금 중이다.
/한지은 기자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