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탄소중립과 환경선교사

Google+ LinkedIn Katalk +

6년 230일. 기후 위기 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다. 이대로라면 탄소 배출이 늘어나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올라간다. 지금과 같은 일상을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탄소 배출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지구는 계속 가열돼 하나님이 ‘참 좋다’고 하신 창조세계와 우리의 이웃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과 해빙은 예상보다 빨리 녹아 곧 사라질 처지에 있다. 폭염과 폭우, 홍수와 태풍, 가뭄과 산불, 해수면 상승 등 각종 재난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생존 자체가 위태해지고 있는 것인데, 특히 기후 불평등으로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의 변화만 보아도, 2020년 태어나는 아이들은 1960년대 태어난 사람들보다 7배나 더 커진 폭염을 살아내야 할 상황이다.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수송-산업 등 주요 분야에서 탄소 순 배출을 제로가 되도록 하는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협약 이후로 국가별로 자발적 감축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수소 생산 및 활용 확대, 에너지효율 향상과 탈탄소 미래기술 상용화 촉진 등을 포함하는 ‘2050 탄소중립 비전’을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사회 전반에서 ‘탄소 저감’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모두가 ‘탄소 저감’을 고려하여 행동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도 있다. 만물의 화해자 되셨던 주님을 따르는 성도와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은 더 크다. 왜냐면 지금의 위기는 생태계의 위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그 몫을 다하려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후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일깨우고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환경선교사’다. 인원수와 관계없이 기후위기에 맞서 함께 기도하고 공부하면서, 교회와 사회 속에서 행동할 ‘환경선교사’의 양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물론 환경선교사는 혼자보다는 두세 사람이라도 함께 기도하고 행동할 때 영향력이 더 커지니 함께하는 공동체로 세워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들이 ‘나와 내 후손의 삶’을 위해 선택하고 생명의 길로 발걸음을 내딛을 때에는 계속해서 신뢰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지금의 위기를 두려움이나 주저함이 아닌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가지고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환경선교사’를 양성하는 교회들이 있다. 때론 지역교회들이 연합하여 환경선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환경부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열리고 있는데,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안내로, 탐욕이 아닌 적은 것에 만족하고 덜 시원하고 덜 따뜻하고 고기와 자동차와 플라스틱을 줄이는 생활을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여 에너지 전환, 공공교통, 쓰레기 제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상상하며 이루어가게 하고 있다. 

이들 환경선교사와 더불어 성도들이 가정과 교회, 마을 안에서 생명의 길을 걸어갈 때, 교회는 ‘우리는 하나님 안에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참 좋은 창조세계 안에 한 부분이다’라는 고백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보자. 특별히 ‘참 좋다’ 하셨던 순간에 대한 기억은 모두가 ‘생육하고 번성하며’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해줄 것이다. 성도들과 함께 하는 녹색의 삶과 교회를 녹색화하는 실천도 두려움이나 불안 때문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탄식 가운데 치유하고 계신 성령님께 이끌리어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먹고 입고 쓰고 버리고 이동하는 방법을 달리하고, 이웃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어 사랑으로 생명 하나하나를 돌볼 것이다. 다른 존재들을 나 몰라라 한 채 자원을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창조세계를 송두리째 희생시키는 일을 멈추게 하는 목소리도 용기있게 낼 것이다.

향후 10년 이내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 실패’다. 교회가 환경선교사들을 통해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만약 실패하면 세계는 GDP의 18%를 잃게 된다고 하니, 보다 많은 교회들이 환경선교사를 양성하여,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자가진단(https://url.kr/de5vfq)하고, 그에 따른 기후위기 대응 목표와 전략을 세워 이행해가게 되길 소망한다. 우리 교회가 신뢰하고 지지하는 환경선교사들로 인해, 날마다 우리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어낼 수 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유미호 센터장

<기독교환경교육센터>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