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교회와 개인의 거룩한 흔적을 남기는 장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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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안노회 경내 교회의 임직예식이 있을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한 장로님이 있다. 그는 임만조 장로님이다. 임 장로님은 예식 시작 30분 전에는 반드시 교회에 도착하여 자신만의 예식 준비를 한다. 그의 역할은 사진촬영이다. 그는 예식 시작 전부터 예식이 끝난 후의 모든 과정을 촬영하여 앨범에 담아 교회 뿐 아니라 임직자들에게도 전달한다. 이 앨범은 교회와 임직자들 모두에게 생생한 역사가 된다. 교회가 부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 장로님은 자발적으로 이 거룩한 일을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헌신은 교장 선생님으로 은퇴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2002년 2월 은퇴 후 어느 날부터 그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져 있었다. 그리고 교회의 여러 행사를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주일오전예배, 주일오후 시간에 있는 헌신예배, 주중 행사 등 교회의 거의 모든 사역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현상하여 사진 속에 있는 교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마 가장 많은 사진을 받은 사람은 필자일 것이다. 임 장로님의 특별한 사역을 통해 거의 20년 가까이 동안 우리 교회는 역사를 생생하게 보존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성도들 역시 교회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흔적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 오전, 교회 100주년 기념관 출입문 앞에서 임 장로님을 만났다. 장로님의 손에는 많은 사진을 붙인 큰 종이가 들려 있었다. 사진 속에 있는 여러 교인들 – 예배 시 사회를 보거나 특별한 순서를 맡은 교인들, 기도하거나 찬양하는 성도, 찬양대원, 봉헌위원 등 – 을 만나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큰 전지에 일일이 사진을 붙여 100주년 기념관 한쪽 벽에 붙여 놓고 스스로 찾아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장로님은 촬영한 것을 당신이 직접 현상하여 반드시 당사자에게 전달한다. 사실 임 장로님이 촬영한 사진의 양은 엄청나다. 따라서 현상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그는 이 특별한 헌신을 멈추지 않고 있다. 보통 그는 사진이 들어 있는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닌다. 또한 그의 자동차 안에도 현상한 사진이 많다. 임 장로님은 사진 속의 인물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 가방 속에서 사진을 꺼내거나 자동차에 가서 사진을 가지고 와서 전달한다. 당신이 촬영한 사진 속에 인물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로님의 관심과 사랑을 익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0년 2월 시무장로를 은퇴한 후에도 임 장로님은 노회와 총회의 여러 일로 무척 바쁘다. 기독교 유관기관과 지역사회의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일상이 섬김과 봉사인 분이다. 그의 삶은 은퇴 전이나 은퇴 후 변함이 없다. 그는 성실과 근면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임만조 장로님은 우리 안동교회의 당회 서기로 무려 25년, 찬양대원으로 66년, 남장년부장 10년 등 책임 맡은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한결 같은 올라운드 봉사자이다. 나의 남은 시무사역 기간 동안 이와 같은 헌신자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김승학 목사

<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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