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후안무치(厚顔無恥)

Google+ LinkedIn Katalk +

후안무치란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라는 사자성어이다. 우리말에 “얼굴이 두껍다”라는 표현과 “벼룩도 낯짝이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비록 작은 미물인 벼룩도 낯짝이 있는데 하물며 인간으로서 잘못에 대해 양심을 저버리고 뻔뻔하게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만연한 세태의 흐름이 걱정스럽다. 

예의와 도리를 중시하던 우리나라가 급속한 시대 변화에 따라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들이 부끄러움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는 자기합리화의 발로(發露)라 여겨진다. 

TV 뉴스에 비치는 피의자의 모습은 극명하게 대조된다. 일반인들은 대체로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를 숙이지만, 흉악범은 인간이기를 포기했는지 오히려 세상을 향해 더 많은 죄를 저지르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는 섬뜩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들을 한번 보자. 범죄 혐의가 있어 수사를 받을 때 스스로 자청해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치보복이고 탄압이라며 국민들을 기만하는가 하면, 수사기관에 가서 억울함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히겠노라며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다닌다. 심지어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어쩌다가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우리들의 어린 후손들이 기성세대의 잘못된 정치풍토의 악영향을 배울까 봐 걱정이 된다.

이런 유머가 있다. “국회의원과 수녀님이 한강에 빠졌다면 누구부터 먼저 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국회의원을 먼저 건져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1초라도 더 두면 그만큼 강물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란다. 참으로 개탄스럽고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유머인 것이다. 언젠가부터 정치인들은 선택적 판단을 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버렸다. 자신에게 유리한 잣대를 적용하며 잘못이 아닌 정당한 정치행위의 한 부분이라고 여긴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하면서도 애써 당당해 보이려는 것은 양심을 속이고 죄를 짓지 않았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나타내려는 가식적인 모습인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 국민들로부터 극도의 불신과 외면으로 국회해산을 요구하고 국회의원의 숫자와 특혜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나라를 갈등과 불신으로 몰고 가는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이 국가의 미래와 후손들에게 미칠 악영향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 묻고 싶다. 과연 무엇을 위해 싸우며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있단 말인가? 

2023년 새해부터는 국민의 심부름꾼과 머슴으로서의 자세를 잊지 말고 인간 본연의 양심과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같은 동물이지만 짐승과 다른 것이 사람이 아니던가?

이상호 장로

<한국장로신문 대구지사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