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예수님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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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다녀온지 벌써 두 달이 지나 바쁜 일상생활을 보내면서도 아직도 이따금씩 갈릴리바닷가를 거닐고 예루살렘 감람산 동산에서 성전을 바라보는 상념에 사로 잡히곤 한다. 그 체험이 너무 강렬한 탓인지 아직 그 현상감은 늘 생생하다. 예수님의 행적에 관한 성경 구절을 읽을 때면 그 장소와 장면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듯하고 예수님과 함께 갈릴리 바닷가를 거니는 강렬한 느낌을 받곤 한다.

사실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다. 이스라엘에 머무는 4박 5일 동안에 북쪽의 단에서부터 남쪽의 맛사다에 이르기까지 성경에서 만나는 거의 모든 장소를 걷거나 통과해 올 수 있었다. 그 대부분은 갈릴리바다와 예루살렘 부근에 집중되어 있는 이렇게 작은 지역에서 구약과 신약의 그 모든 역사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먼저 놀랍게 다가왔다. 게다가 지형과 기후와 환경이 너무나도 특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척박하고 메마른 땅을 어떻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생각했을까 상상할 수없을 만큼 놀라웠다. 특히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 전체가 풀 한 포기 없는 광야라는 것도 놀라웠고 감람산에 오르는 순간 올리브나무숲으로 덮힌 예루살렘이 눈앞에 펼쳐진 것도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 가나안 땅으로 여정을 시작한 이후 이천 년의 장구한 역사를 통해서 인류에게 드디어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졌지만 그 신앙은 단지 유대민족의 종교에 불과한 것이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오직 할례와 율법을 지키는 자신들에게만 주어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로마가 다스리는 지중해 세계의 작은 변방 유대 땅에 유대인으로 태어나 구약성경과 유대교 율법안에서 교육받은 예수님이 유대교의 좁은 틀에 갇혀있던 하나님의 말씀을 온 인류를 위해 새롭게 해석하고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심으로 기독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생각해보면 이 척박한 땅에서 유대교의 역사가 시작된 것도 경이로운데, 예수님의 말씀과 복음의 역사는 더욱더 놀랍고 경이로울 뿐이다. 그 말씀이 바울의 전도여행을 통해서 로마전역으로 퍼져나가 드디어는 온 세계에 전파되고 아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한국에까지 이르러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을 뿐아니라, 예수님이 다니시던 유대땅을 밟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걷게 된 것은 참으로 기쁘고 감사할 뿐이다. 

문화와 역사의 차이를 뛰어넘고, 시간과 공간을 훌쩍 뛰어넘어서 예수님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큰 은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건너서 전해온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릴레이로 전해져온 것이다. 성경도 예수님이 쓰시던 아람어 혹은 히브리어에서 먼저 헬라어로 번역되고 다시 영어를 비롯한 각 나라말로 번역되고 필사되는 과정을 거쳤던 것이다. 게다가 문화와 관습과 전통이 다른 사람들이 말씀을 전할 때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까지 정확히 전달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예수님이 거닐고 말씀하실 때 이 땅의 바람과 기후와 햇살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예수님과 대화하는 당시 유대인들의 생각과 언어관습과 문화전통이 어떠했는지 잘 알아갈수록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부터 성지순례에서 듣고 본 이스라엘 땅을 마음에 담고, 예수님과 함께 갈릴리 바닷가를 거닐면서 말씀의 문자적인 표현을 넘어 마음으로 대화하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펴보려고 한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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