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교실] 합동 363장, 캄캄한 밤중에 빈 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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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사상 최초 장 감 성 단일 찬송가인 ‘합동 찬송가’(1949)

“캄캄한 밤중에 빈 들에서/ 갈 바를 모르고 애쓰다가// 어둠을 쫓은 해 떠오를 때/ 생명을 주는 길 나 찾았네”

찬송 시 ‘캄캄한 밤중에 빈 들에서’는 P.Oh란 영문 이름으로 ‘합동 찬송가’에 처음 실렸다. 그는 선교와 독립운동으로 37세의 짧은 생을 산 오 빈(吳 斌)으로, 재일 한인연합교회인 동경교회의 담임목사였던 오윤태 목사의 형이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장로교는 ‘신편찬송가’(1935), 감리교는 ‘신정 찬송가’(1931), 성결교는 ‘부흥 성가’(1930) 등 교단별로 사용하던 찬송가들을 복간하여 사용​하였다(본보 550-554회 참조). 1946년에 장⋅감⋅성 세 교단은 ​연합하여 단일 찬송가를 만들기로 하고, 1949년에 ‘찬송가 합동위원회’ 명의로 ‘찬송가’를 출간하였다. 한국 교회사상 세 교단이 처음으로 통일된 찬송가를 가지게 된 것과, 최초로 한국인 손으로 편집한 찬송가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세 교단이 모두 공인한 찬송가의 명칭은 ‘찬송가’이나, 통칭 ‘합동 찬송가’(1949)라 부른다.

세 교단은 합동 원칙에 따라 각 교단에서 사용하는 찬송가 중 교단의 특이한 전부를 모두 수용하기로 하여 편입하고 보니, 성결교 교단이 즐겨 부르는 복음가가 절반이 훨씬 넘는다. ‘합동 찬송가’는 새로운 편찬이 아닌, 3개 찬송가를 합한 전집(全集) 찬송가인 셈이다. 수록곡은 모두 586곡으로, 38편의 교독문이 첨부되었고, 판권은 대한기독교서회(총무 김춘배)에 두었다. ‘합동 찬송가’(1949)는 ‘개편 찬송가’(1967)가 간행되기 전까지 20판이 출판되었다. 

‘합동 찬송가’에는 ‘신정 찬송가’(1931)에 실렸던 한국인 작사 찬송 ‘거룩하다 성경’(C.Y.Oh), ‘캄캄한 밤 사나운’(김활란), ‘눈물 밭에 떨어진’(고봉경), ‘캄캄한 밤중에 빈 들에서’(오 빈),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남궁억), ‘금주가’(임배세) 등 여섯 편이 모두 실렸다.

이 찬송은 ‘생명을 주는 길’이란 제목으로, 오 빈이 일제 시 함께 동역하던 도마리아(M.L.Dodson) 선교사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 심해지는 일제 핍박에 부모님이 독립운동하시던 북만주로 가는 길에 지었다고 한다. 1928년경, 전국 찬송가 가사 모집에 응모하여 입상하였다. 

곡명 LATHBURY로 불리었으며, ‘개편 찬송가’(1967)에는 나운영 작곡으로 실렸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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