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읽기는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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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치매를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 치매는 여전히 불치병이다. 그러므로 치매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내놓은 치매 예방책 두 가지는 충분한 수면과 머리를 많이 쓰는 것을 꼽았다. 머리를 씀이란 최대한 건설적이고 진보적으로 사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걱정 등 비생산적인 활동은 소용이 없다. 머리를 쓰는 일에는 ‘읽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한다. 특히 어려운 문장이나 단어들 일수록 좋은 재료가 된다고 한다.     

필자는 인문학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수년 간 지속해 오고 있는 책모임은 늘 기다려지는 친구 같다. 책모임의 패턴은 밋밋하다. 그 달의 책을 읽고, 정리하고 감상평으로 끝난다. 그럼에도 두세 시간의 책모임을 통해서 필자는 묘한 즐거움을 얻는다. 좋은 책을 만나면 스승을 만난 기분을 느낀다. 그뿐 아니라, 읽은 책의 꼬리를 물고 다른 책을 알게 되는 득템의 기쁨도 갖는다. 더 나아가 지식의 무한지평을 경험하는 황홀경까지 느끼곤 한다.          

불현듯, 내면의 자문자답기가 가동했다. “너는 성경을 얼마나 읽고 있는가?” 비수 같은 물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 나를 보았다. 돌이켜 보니, 오랜 시간 동안 필자의 성경 읽기는 설교 준비를 위한 방편에 불과했다. 성경연구를 할 때도 언제나 부분 읽기가 태반이었다. 필자의 부끄러운 고백이다. 근래에 와서야 부족했던 성경읽기에 스스로를 쳐서 복종시키고 있다. 말씀과 기도로 거룩해진다는 성경말씀이 옳다. 요즘 필자는 성독(聖讀)함에 마음을 쏟고 있다. 여럿이 함께 하는 성경읽기는 행복충전의 시간이 된다. 부교역자 시절, 한 교회에서의 경험이다. 50일간 매일 2시간씩 밤마다 성경읽기를 했다.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게임하듯 하는 즐거운 성경읽기 모임이었다. 돌아가면서 소리내어 읽다가 틀리면 다음 사람이 이어받아 읽어가는 방식이었다. 종종 발생했던 엉뚱한 상황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화기애애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노라면 여전히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성경읽기의 즐거움은 읽는 자만이 경험한다. 필자의 경우 자신감과 성취 그리고 은혜의 경험이 있다. 필자는 성도들이 동일한 경험을 갖기를 간구한다. 그런 마음을 담아 일 년에 두 번, 성경일독을 강행하고 있다. 사순절기와 주현절 기간이다. 절기 때면 40일간의 성경일독 표를 제공하며, 성도들의 동참을 강권하고 있다. 이번 사순 절기 기간에도 어김없이 성도들의 자리에 즐거움이 가득하길 기도하고 있다.              

성경 읽기는 그 자체로 복이 된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계 1:3). 연구에 따르면 ‘어떤 단어에 힘을 실어주면 생각의 에너지가 그곳으로 모인다’고 한다. ‘성경 읽기’라는 단어에 힘을 실어보라. 읽기만으로도 복된 삶은 시작된다. 싱그러운 하루를 기대하는가? 하루를 시작할 때 말씀을 펴라. 그리고 읽어라. 필시 읽는 자의 복을 누리리라. 

박상용 목사

<살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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