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 CEO들이 생산성을 결정짓는 핵심 시간은 대부분 아침이라고, 구글의 수석 생산성 고문 로라 마틴(Laura Martin)은 자신 있게 말한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동굴에서 하나님께 드린 간절한 기도 가운데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시 57:8)”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내가 새벽을 깨운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아침 해가 떠올라 세상을 깨우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일어나 하나님을 만나러 나아간다는 뜻이다.
태양이 자신을 깨우기 전에 먼저 일어나, 잠든 태양을 깨우는 사람을 ‘새벽형 인간’이라 부른다고 일본의 이케다 지에는 그의 책 『새벽형 인간』에서 말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역사를 만들어가는 루틴을 살펴보면 대개 새벽 4시쯤 일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운명처럼 주어진 하루의 패러다임을 창조적으로 바꾸어가더라는 것이다. 남들보다 두세 시간 앞서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은 자연히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여유 있는 모습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새벽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오롯이 자기 자신만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은퇴하고 나니 ‘책임 없는 자유’라는 것이 나를 여유롭게 만든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4시에 눈을 뜬다. 아니, 눈이 절로 떠진다. 내가 새벽 4시에 눈을 뜨는 습관은 언제부터인지도 모를 어린 시절, 부지런하신 내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배운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 핏속에 흐르는 DNA인 것 같다. 한겨울에도 할머니는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동네 가운데 흐르는 작은 개울에 나가 얼음을 깨고 세수를 하셨다. 무언가 늘 하고 계셨다. 어머니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새벽기도를 가셨다. 어린 영모도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겨울이면 설해목(雪害木)을 줍고, 가을이면 온 동네를 다니며 떨어진 감 홍시를 주워 날랐다. 여름이면 논에 물꼬를 돌보고 텃밭을 돌본 뒤 들어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새벽에 일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엄청난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새벽기도, 성경 읽기, 경건의 시간,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 운동, 글쓰기, 깊은 묵상과 멍때리기, 식구들 일어나기 전에 창문 열고 공기 바꾸기,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새벽 모임 참여, 설교 디자인, 책 읽기, 세상 돌아가는 일들 배우기 등등. 그날그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새벽 두 시간을 활용하면 된다.
새벽형 인간으로서 내가 아침을 통해 얻는 복이 있다. 오늘도 호흡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 머리와 가슴, 온몸을 감사로 가득 채우는 일이다. 그렇게 감사를 헤아리는 순간, 내 몸에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러는 순간, 내 핏속에는 긍정의 마음이 춤을 추듯 흐르게 된다.
오늘 하루에 해야 할 일 중 ‘긴급하고 중요한’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수첩과 머릿속에서 과감히 지운다. 내게 요구되는 수많은 일들 가운데 내가 받은 비전과 사명에 부합하는 일에는 먼저 시간을 배정하고 아무리 강한 요청이 와도 내 비전과 사명 밖의 일이라면 공손히 거절하고 사양하기로 한다.
어느덧 아침 일과를 마치고 시계를 보면 아침 6시 혹은 7시를 가리키고 있다. 나는 외친다.
“야호! 오늘도 행복한 날!”
그리고 노래 한 소절을 흥얼거리며 말한다.
“여보, 밥 먹자!”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