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최대의 인물이 다윗이다. 825번 정도 언급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의 2대 왕이었다. 장래의 왕에게 은밀하게 기름 붓는 장면을 만난다. 가족에게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나님께 인정받았고 당시 선지자인 사무엘에게도 알려졌다. 다윗의 공적 생애는 블레셋 장군 골리앗과의 일전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그가 보여준 고무적인 용기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은 그 후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용감하고 매력적이며 재능이 많은 청년 다윗은 사울 왕궁을 드나들고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점점 심해지는 사울 왕의 정신질환을 음악요법(수금타기)으로 누그러뜨린다.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더불어 우정을 돈독히 하고 사울 왕의 딸 미갈과 결혼해 사울의 사위가 된다. 그러나 사울의 질투로 인해 더 이상 왕궁에 머물지 못하고 쫓겨나 아둘람 동굴에서 기거한다. 이어서 다윗에겐 시련의 때가 닥친다. 자신을 죽이려 드는 사울을 살려준 것은 다윗의 위대한 성품의 일면을 보여준다(삼상24, 26장). 자신의 왕이자 장인인 사울에 대한 그의 충성심은 변함이 없었다. 사울과 요나단이 길보아 전투에서 죽었을 때 다윗은 아말렉인들을 쳐부수고 있었다. 사울 부자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전해준 사람이 아말렉인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다윗의 슬픔은 즉각적이며 진실하다. 우리는 종종 다윗의 눈물에 이끌린다. 사울과 요나단을 위한 그의 애가는 구약성경의 가장 위대한 시편 중 하나다. 사울의 몰락 시기에 이스라엘은 혼란을 겪었다. 처음에 다윗은 남부지방의 조그만 유다 지파의 왕이 된다. 훨씬 뒤에야 이스라엘 전국의 왕이 된다. 독자적인 권력을 확보하려는 예리한 전략에 따라 다윗은 여부스족속에게서 예루살렘을 탈취해 수도 성읍으로 삼는다. 이제 그는 남부 지파들 사이에서 공평하게 처신할 수 있게 된다. 다윗은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김으로써 명실공히 그곳이 종교적, 정치적 중심지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그의 왕궁은 자신의 새 권력을 반영한다. 하지만 그가 법궤를 안치할 새 성전을 지을 뜻을 밝히자 선지자 나단이 제지한다. 그 대신에 하나님은 다윗 왕가를 확고히 해줄 것을 약속하신다. 놀라운 은총에 감격한 나머지 다윗이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이어지는 상황은 그동안의 상황과 현격히 대조된다. 전쟁을 배경으로 다윗은 폭군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밧세바를 보고서 정욕에 사로잡힌다. 간통을 범한 후에 다윗은 음모를 꾸며 그녀의 남편(우리야)을 전쟁터에서 죽게 만든다(살인교사죄). 그리고 밧세바를 아내로 삼는다. 선지자 나단의 질책을 듣고서 자신이 범한 이중적 범죄를 솔직히 시인함으로써 다윗은 구원을 받는다. 아무런 변명도 늘어놓지 않는다. 이어지는 서글픈 가사에서 우리는 다윗의 위대성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기 과오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다윗은 회개하고 그의 승계자 솔로몬이 밧세바에게서 태어난다. 그러나 용기와 확신으로 충만했던 청년 다윗의 진지한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제부터 그는 쓰라린 결실(種豆得豆, 種瓜得瓜)을 거두게 된다. 이질적인 지파들을 정치적, 종교적으로 연합시킨 탁월한 정치가였지만 자신의 가족들을 화목하게 이끌지는 못했다(家和萬事成의 중요성). 사무엘하(13-18장)는 그의 무례한 불효자 압살롬의 반역을 기록한다. 이 상황에서 다윗의 측근 요압 장군의 애매모호한 성격이 눈길을 끈다. 그의 행동이 맹목적인 충성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야심에서 나온 것인지 불분명하다. 가정불화가 내전으로 치달아 다윗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다. 다윗은 아들의 반역을 피해 감람산으로 도피하면서 슬피 울었다. 이번에는 자신을 위한 울음이다. 그러나 압살롬이 죽자 그는 다시 한번 고뇌에 휩싸인다. 우리는 전쟁터의 소식을 기다리는 그의 초조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 “내 아들 압살롬아!”라는 짤막한 부르짖음은 그에게는 권좌보다 가족의 문제가 더 소중하며 자신의 승리가 뼈아픈 상실을 초래했음을 자각한다. 늘 자신의 수하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위대한 지휘관이 이제 낯뜨거운 충고를 들어야 한다. 그의 승리를 위해 그리고 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싸웠던 병사들에게 그의 슬픔이 모욕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무엘하의 기록들은 다소 안도감을 준다. 시인 다윗, 지휘관 다윗, 그리고 성전 건축을 열망하는 다윗에게 초점을 맞춘다. 이제 다윗은 연로해 아리따운 아비삭의 체온으로도 그를 따뜻하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솔로몬을 불러 왕권을 이양하고 요압 등 오랜 숙적의 대상들을 제거하도록 지시하고 이 세상을 떠난다.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