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행위자인 함이 아닌 아들 가나안이 저주를 받았을까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함의 아들 중에 오직 가나안만이 함에 대한 저주의 고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함에는 가나안 외에도 구스, 미스라임, 붓이라는 세 아들이 있었다(창 10:6). 그러나 가나안 족속의 조상인 가나안에만 저주가 선포되고 다른 아들에게는 선포되지 않았다. 가나안이 저주를 받은 이유는 창9:1절에서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며 축복하셨기 때문에 번복할 수 없어 함 대신 가나안이 저주를 받았다고 설명한다.
아비의 하체를 조롱한 함의 범죄가 그의 아들 가나안의 저주와 어떤 관계인지 학자들의 견해들을 보자.
첫째, 함이 받을 형벌을 더 가혹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함의 자손(가나안은 함의 후손의 대표로 제시됨)을 저주했다(Calvin, Lange). 이 경우에 가나안이 저주를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함과 그 가족 모두가 저주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함에 있어서 자기로 인해 아들이 저주받은 것은 자신이 저주받은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둘째, 노아는 예언의 은사가 있었다. 노아는 먼 장래를 보면서 장차 가나안족이 함 때문에 징계받을 것을 미리 보고 예언을 했다(Theodoret, Willet). 노아가 행할 것은 예언이었다. 이 주장은 이후로 성경에서 가나안 족속들이 저지른 범죄, 즉 성적 문란, 동성애, 근친상간, 짐승과의 교접 등에 대해 성경은 언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노아의 저주가 정당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셋째, 함을 노아의 막내아들로 보고, 그가 범한 죄의 전통이 함의 막내아들 가나안에 전가된 것이다. 그러므로 노아가 이를 알고 함의 막내아들인 가나안을 저주했다 (Hoffman, Delitzsch). 죄를 지은 아담의 후손에게 죄가 전수되듯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잘못 가르친 죄의 대가를 자식에게도 치르게 하신다는 것이다.
넷째, 실제로 죄를 범한 사람은 함이 아니라 가나안이었다는 주장이다. 노아의 수치를 처음 목격한 사람은 가나안이었으며, 그가 보고 아비인 함에 그 사실을 알렸고, 함이 이를 확인하고 노아를 조롱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러한 점에서 함과 가나안은 범죄의 공범자였다(Aben Ezra, Poole, Jamieson). 고자질한 함의 아들 가나안의 모습 속에서 함이 가지고 있던 불만과 고자질하고 흉보는 가나안의 악한 모습이 노출되었다.
로더럼 번역판의 한 각주는 “틀림없이 그것은 함이 아니라 가나안일 것이다. 셈과 야벳은 축복을 받았고 가나안은 언급되지 않은 어떤 저질스러운 행동을 해서 저주를 받으며, 아버지인 함은 자녀의 죄를 소홀히 여겨 소홀히 여김을 당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하프 토라(유대교 출판물)에서 가나안이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어떤 혐오스러운 행위를 언급하고 있다. 또 아들로 표현된 히브리어가 ‘손자’를 의미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다섯째, 당시에 가나안도 이미 그의 아버지 함의 불경과 죄악을 답습하고 있었다(Ambrose, Keil). 사실상 함에 있어서 그의 미래는 아들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함이 가나안과 함께 저주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의 핵심은 ‘함과 가나안’이라고 할 수 있다.
오상철 장로
<시온성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