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구절 : 사무엘상 8:4–22 내 시선의 방향을 점검하라.
사사시대의 마지막 모습을 담고 있는 성경이 사무엘상입니다. 더 이상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지 않고 사람 아래로 들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 과정에 한나와 사무엘로 대표되는 하나님 아래 머물려는 이들의 몸부림과 사람 아래로 들어가려는 백성들과 사울의 모습이 대조를 이룹니다.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무엘에게 “모든 나라와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삼상 8:5)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정치제도 개편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이신 하나님의 다스림을 거부하고, 그들은 하나님 대신 사람을 왕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 요구를 “그들이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8:7)라고 진단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경고처럼 다가옵니다. 믿음의 삶은 결국, ‘하나님 아래 머물 것인가, 사람 아래로 내려갈 것인가’의 선택입니다. 하나님 아래서 사람 아래로 들어감을 경고하는 사무엘상의 지적을 염두에 두고, 우리도 점검해야 할 세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기도는 하나님 아래 머물려는 신앙의 태도입니다.
사무엘상은 한 여인 한나의 기도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들을 얻기 위한 절절한 기도였지만, 그 기도는 단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아래에서 살아가려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기도는 종교적 행위 이전에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다스림 아래 들어가겠다는 태도입니다. 반면, 기도하지 않는 삶은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보다 더 본질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기도하지 않음은 사실상 하나님 아래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한나와 사무엘은 바로 이 기도의 삶으로 하나님 아래에 서 있었고, 그 삶이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를 여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어떻습니까?
둘째, 사람 아래로 가고 싶어질 때, 우리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습니까?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들 같이”(8:5, 20)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들의 눈은 하나님이 아니라 주변 세상의 방식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세상의 효율성, 안정성, 합리성에 끌려 하나님보다 사람의 제도와 리더십을 더 신뢰하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대로 반복됩니다. 결국 그들은 사울을 얻었지만, 그 왕은 순종보다 제사를 앞세우고,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하며 실패하게 됩니다. 사람 아래로 가는 선택은 항상 유혹처럼 보이지만, 그 끝에는 영적 피폐함이 기다립니다.
셋째, 하나님은 우리의 잘못된 선택마저도 선으로 이끄십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의 잘못된 요구를 허락하셨고, 그들의 실패 속에서도 다윗이라는 새 인물을 세우셨습니다. 다윗은 비록 왕이었지만, 진짜 왕은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철저히 하나님 아래 머물렀던 사람입니다. 결국 다윗을 통해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참된 왕을 우리에게 보내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실수와 부족함마저도 하나님의 선한 구속사로 엮어 가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아래 머물기를 결단할 때, 하나님은 다시 회복의 길을 여십니다. 개인적인 우리의 삶에도 역시 같은 진리가 적용됩니다. 우리를 완성케 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 신실하신 손길을 신뢰하며 또다시 믿음의 여정을 바르게 걸어야 합니다.
마무리 : 다시 무릎을 꿇고.
신앙의 본질은 언제나 ‘누구 아래에 머물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한나는 기도로, 사무엘은 중보로, 다윗은 겸손으로 하나님 아래에 있었습니다. 반면 사울은 사람의 방식으로 왕이 되었으나 결국 하나님을 대신하려다 버림받았습니다. 이 시대에 우리도 같은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사람 아래로 가고 싶을 때, 다시 무릎을 꿇고 하나님 아래로 들어가는 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오늘도 하나님 아래 머무는 자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권오규 목사
계산제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