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조 질서 앞에 선 교회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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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반도는 폭염과 국지성 폭우, 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도시는 뜨겁게 달아오른 열섬 현상에 시달렸고, 농촌은 폭우와 가뭄을 오가며 생태계와 식량 생산이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3월에 발생한 산불은 마을과 숲, 그리고 예배당마저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기상 이변이 아니다. 인간의 끝없는 개발과 소비가 불러온 구조적 재앙이며, 기후 위기는 이제 막연한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과 삶을 직격하는 현재의 현실이다.

현대 사회는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에 눈이 멀어 창조 질서를 경시해 왔다. 개발과 산업화의 이름으로 숲과 강, 바다를 훼손했고 우리의 소비와 생활 방식은 지구 생태계에 부담을 안겼다. 이제 우리는 그 대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재난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무관심이 초래한 신음이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다면 교회와 성도 역시 하나님의 뜻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교회가 나서서 생활 속 실천을 보여주고, 성도들이 이를 따라 배우도록 해야 한다. 예배당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일은 신앙적 훈련이며, 하나님의 질서를 존중하는 행동이다. 행사와 모임에서 환경을 고려한 선택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교회 공동체에 신앙적 기준과 본보기가 된다. 교회 주변 환경을 가꾸고 나무를 심으며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이웃과 교회를 돕는 일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세상을 지키고 회복하는 거룩한 사역이며, 창조 질서를 존중하는 청지기적 삶의 실천이다. 이를 통해 교회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등불이 된다.

교회는 신앙 교육을 통해 다음세대에게 창조 질서를 지키는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르치고, 실천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단순한 환경 교육이 아니라 신앙과 삶의 일치를 배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세대가 이어질수록 교회는 창조 세계를 보호하는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다.

기후 위기는 또한 하나님께서 교회와 성도에게 주시는 경고일 수 있다. 인간이 자신의 욕망대로 세상을 다루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무시할 때 나타나는 결과가 바로 오늘날의 재난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은혜의 기회이기도 하다. 교회가 회개와 순종으로 돌아설 때 하나님의 긍휼은 세상을 다시 회복시키고 우리의 삶과 신앙을 바로 세울 힘이 된다.

청지기적 신앙은 우리의 사명이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지키고 맡은 자의 책임을 다하며 경외함으로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 작은 생활 습관의 변화에서 시작해 교회 공동체 전체가 창조 질서를 존중하고 보존할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충성된 청지기가 된다. 이러한 실천이 바로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증거하고 복음을 살아내는 길이다.

기도와 예배, 교육과 실천이 하나로 이어질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보게 된다. 창조 세계를 지키는 일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고 미래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며 성도들의 삶과 믿음을 살아있게 하는 신앙적 책임이다.

우리가 맡은 세계를 사랑과 책임으로 관리할 때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고 교회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 충성하는 청지기의 본을 보여줄 수 있다. 기후 위기 시대, 교회는 말씀과 묵상을 통해 회개하고 실천으로 순종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신앙의 과제이자, 시대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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