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15:1–9 회복을 위한 시선: 역대기를 다시 읽다
이스라엘의 역사서인 열왕기와 역대기는 외형적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열왕기는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직후, “어쩌다 우리가 망했는가?”에 대한 반성적 시각으로 쓰인 반면 역대기는 포로에서 돌아온 이들이 폐허 위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회복의 기록’입니다. 역대기를 통해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무너진 현실 앞에서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려면, 무엇부터 회복할 것인가?” 역대상은 족보(1–9장)를 통해 정체성을, 다윗의 성전 중심 사역(10–29장)을 통해 예배의 회복을 강조합니다. 역대하는 솔로몬의 성전 건축(1–9장) 이후, 남유다 19명 왕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 말씀에 대한 태도가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관건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회복의 핵심은 ‘성전’과 ‘말씀’입니다.
첫째, 하나님의 마음에 집중하십시오
본문의 남 유다의 왕 아사는 회복의 표본으로 소개됩니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아사랴 선지자가 전한 “너희가 여호와와 함께하면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하실 것이요… 찾으면 만나주시고 버리면 버리시리라”(15:2)는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원한다면 말씀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믿음 생활은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말씀을 통해 가장 명확히 전달됩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에는 “참 신도 없고, 가르치는 제사장도 없고, 율법도 없은 지 오래되었다”(15:3)고 평가받습니다. 성전은 있었지만 예배는 사라졌고, 형식은 남았지만 말씀은 사라졌던 것입니다. 삶의 터전이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점검할 것은 ‘내가 예배자로 서 있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입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할 때 받은 경고의 말씀처럼(대하7:19–22), 어떤 위대한 건물과 성과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순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의 통로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아사 왕이 변화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하나님의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사랴는 아사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전달했고, 아사는 그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역대기 전체를 보면 이스라엘 왕들이 흥망을 가르는 갈림길에는 항상 하나님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떤 왕은 그 말을 소중히 여겨 부흥을 경험했고 어떤 왕은 거부해 파멸을 맞았습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이 다가오는 통로가 있습니다. 목회자, 선생님, 동역자, 또는 믿음의 가족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통로를 통해 오는 말씀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질이나 성공보다 더 귀한 유산은 ‘말씀을 전해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십시오
아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증한 우상들을 없애고 제단을 재건”(15:8)했습니다. 말씀에 대한 반응이 곧 회복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어떤 말은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러나 듣고 감동만 하고 끝나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들은 것으로 끝나지 않아야 합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는 자’입니다. 그 반응이 실천이 되고 실천이 습관이 될 때 삶은 새로워집니다. 반응 없는 감동은 곧 사라지지만, 반응 있는 말씀은 인생을 견고히 세웁니다. 이스라엘은 폐허 위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성전은 무너졌고 삶의 기반도 사라졌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말씀하셨고, 듣고 반응한 자들을 통해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오늘날 무너진 개인의 삶, 병든 가정, 지친 교회,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역대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말씀 앞에 서 있습니까?” 그리고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눈으로 너를, 가정을, 교회를 다시 보라. 너희의 진짜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말씀을 듣고, 반응하고, 그리고 실천할 때, 회복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권오규 목사
계산제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