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회복] 짐(朕)과 과인(寡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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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우리나라 헌정사는 우여곡절이 많이 있었다. 헌법을 개정하면 7공화국이 된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후에 형사 피의자가 되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간 분이 여럿 있었다. 최근에는 임기 중에 탄핵을 당한 대통령도 있었다. 불철주야 나라를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존경받는 대통령도 있다.   

어느 대통령은 술을 아주 많이 즐기는 것 같았다. 저녁이면 관저(官邸)로 사람들을 불러 만찬을 하고 새벽이 되도록 술을 마셨다. 다음 날 아침에 작취미성(昨醉未醒)이면 가짜로 출근 쇼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보도에 많이 놀랐다. 우리는 남북이 항상 긴장을 놓지 못하고 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야 간에 대화도 없었다. 지도자의 뜻을 국민에게 알리는 기자회견도 거의 없었다. 권력이 내 손 안에 있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나 하고 싶은 대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지도자의 언행에는 무게가 있고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국민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파산중적이(破山中賊易) 파심중적난(破心中賊難)’, ‘산 중의 도적을 격파하기는 쉬우나 마음속의 도적을 격파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대통령 부인이 공천(公薦)과 이권(利權)에 관련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도덕성은 지도자의 자질 중 기본이다. 정직해야 한다.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이야기다. 선제(宣帝) 때 소광(疎廣)과 소수(疎受) 두 숙질(叔姪)이 태자의 스승이 되자 조정에 있는 사람들이 그 영예를 부러워하고 시기(猜忌)도 했다. 어느 날 소광이 소수에게 “내 들으니 족(足)함을 알면 욕(辱)됨이 없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하지 않다 하니 공(功)을 이루고 스스로 물러남이 하늘의 도(道)이다.” 형제는 고향으로 돌아가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여생을 보내고 각각 천수(天壽)를 누렸다. 

권력자는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한다. 자신을 스스로 높이고 오만하면 안 된다. 역사를 보면 전제국가(專制國家) 시대에도 임금이 스스로 몸을 낮추고 겸허하면 백성들이 따랐다.  

중국에서는 통치자를 천자(天子), 황제라고 불렀다. 스스로를 ‘짐(朕)’이라고 불렀다. ‘나’라는 뜻이다. “짐이 국가이다(I am the state).” 루이 14세가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루이 14세는 “나는 죽지만 국가는 영원히 남는다”라고 했다. ‘짐’은 자신을 낮추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상당히 권위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말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왕(王)으로 불렀다. 왕은 자기 자신을 낮추어 ‘고’(孤, 외로운 사람), ‘과인’(寡人, 과부와 같은 사람), ‘불곡’(不穀, 덜 익은 곡식 같은 사람)으로 불렀다.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다. 어진 임금은 자기의 고집을 부리지 않고 백성들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고 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  

어느 대통령은 바른 소리를 직언(直言)하면 격노(激怒)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국민들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는 자세가 바른 자세이다. 강과 바다가 능히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모든 골짜기의 아래에 있기 때문인 것이다. 정조는 자신의 호(號)를 ‘만천명월 주인옹(滿天明月 主人翁)’이라고 했다. ‘수많은 냇물을 비추는 달과 같은 존재’로 스스로를 규정했다. 자신을 밝은 달로 생각했다.

새 대통령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국민과 소통하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과인(寡人)의 마음으로 국민을 섬기고 봉사해 주기 바란다.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어 국태민안(國泰民安)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우리 주 곧 그리스도 예수님, 만왕(萬王)의 왕(王), 만유(萬有)의 주(主), 만물(萬物)의 창조주이시지만 우리를 속량(贖良)하시고 구원하시려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셨다. 섬김을 받으려 하심이 아니고 섬기려고 오셨다.

김용관 장로

<광주신안교회·한국장로문인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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