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교단 110회 총회가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용서, 사랑의 시작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전국 69노회, 9천500여 교회가 함께 참여한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분열과 갈등, 사회적 양극화 속에서 ‘용서’라는 주제를 붙잡고자 하는 신앙적 몸부림이었다.
총대들의 논의와 결의들은 단순한 행정 처리를 넘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한국 사회 속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응답하려는 노력의 결실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총회는 ‘용서가 사랑의 출발점’으로 교단 안팎의 상처와 갈등을 돌아보며, 회개와 화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교회가 먼저 실천해야 할 복음의 본질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총회 주제는 교단이 한 회기 동안 걸어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따라서 이번 110회 총회 이후 우리의 사역은 용서에서 출발해 사랑으로 나아가는 교회라는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교회는 지금도 다양한 위기 앞에 서 있다. 다음세대의 이탈, 사회적 신뢰도 하락, 지역사회와의 단절 등 구조적 과제들이 여전히 크다. 이런 때일수록 용서는 소극적 양보가 아니라 적극적 사랑으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 개인과 공동체, 교단과 사회를 막론하고 용서 없는 사랑은 공허하고, 사랑 없는 용서는 지속될 수 없다. 우리가 먼저 서로를 품고, 교단과 교회 간의 벽을 허무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할 때 복음의 빛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본 교단 총회가 한국 사회 속에서 어떤 공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분쟁과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교회가 먼저 화해의 언어와 행동을 보일 때 신뢰는 회복된다. 총회, 노회, 지교회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봉사와 약자 지원, 이주민·다문화 사역 확대 등은 용서와 사랑의 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현장이 될 수 있다. ‘용서’가 특정 집단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향한 복음적 접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다음세대를 위한 신앙교육과 돌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교회 내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는 것이 곧 다음세대에게 살아 있는 복음을 전수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목회자, 교사, 성도가 함께 ‘용서’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훈련할 때, 교회는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토대를 갖게 된다.
또한 교단 내부의 제도 개선과 소통 강화 역시 ‘용서와 사랑’의 정신에서 출발해야 한다. 행정과 재정, 인사 문제에서부터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노력은 곧 신뢰의 출발점이다. 총회와 노회, 기관과 교회가 소통을 이어가고, 서로의 아픔을 경청하며 회복을 도모하는 구조가 마련될 때 이번 회기의 주제는 단순한 표어를 넘어 실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서와 사랑’의 주제가 우리의 일상과 사역 속에 살아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각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상처 입은 이웃을 품는 돌봄과 화해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 목회 현장과 선교 현장, 다음세대 양육과 사회봉사까지 모든 사역이 용서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로 새롭게 정립될 때, 110회 총회가 남긴 주제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영적 부흥을 이끄는 불씨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110회 총회의 주제를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한 회기를 넘어 교단의 영적 DNA로 심어야 한다. 용서가 사랑의 시작이라면 사랑은 화해와 연합, 그리고 복음의 증언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걸을 때 본 교단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신뢰가 회복되고,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더 깊이 세워질 것을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