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 시대는 ‘사자 인플루언스’ 시대, 즉 별세하신 설교가가 가상 인간으로 재현되어 디지털 속에서 영생하는 시대가 되었다. 죽은 가수가 버젓이 디지털 속에 살아 노래를 하고, 죽은 목회자가 안방 TV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이전에 했던 방송을 재방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설교를 생성해 오늘 이 시대를 향한 설교를 하고 있다.
이 위기 시대, 오늘날 목회자들은 설교 준비를 돕는 기가 막힌 보조자, 비서를 두게 되었다. 이 비서를 효율적으로만 잘 사용하면 더욱 창의적이고 질 높은 설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AI를 지혜롭게 활용해 더욱 영적인 설교를 할 수 있을까? AI와 함께 설교 준비를 할 때 무엇을 어떻게 유념해야 하는가? 그 위험성은 무엇일까?
얼마 전 미국 MIT 공대가 챗GPT 등 AI를 잘못 사용할 때 ‘뇌가 퇴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설교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MIT는 리더들의 글쓰기 과정에서 챗GPT를 사용한 그룹과 창의적인 연구와 논의 과정을 통해 글을 쓴 그룹을 비교 연구했다. 놀라운 사실은 AI를 검색하고 AI에게 지시해 글을 쓴 그룹의 뇌가 6개월이 채 못 되어 퇴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경험의 멸종으로 AI에 전적으로 의존해 설교를 쓰다 보면 어느새 짜깁기 설교, 붙여넣기 설교, 간접 경험을 자기 경험인 양 설교하는 표절 설교자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특히 젊은 AI 사용자일수록 비판적 사고,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위기 대응 능력이 저하되었다는 보고도 주목할 만하다.
MIT는 AI와 인간의 지혜로운 전략적 분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AI를 맹목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설교자는 AI 기술 연구와 더불어 인문학, 사회학, 철학, 무엇보다 귀납적이고 창의적인 성경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AI 사용의 안정성·윤리성·가이드라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단순 반복적 정보 검색은 AI에게 맡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종 판단은 항상 설교자의 몫이다. AI가 강력한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지혜와 영성을 퇴화시켜서는 안 된다.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지혜롭게 사용하느냐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편리함에 익숙해지거나 영적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더 깊이 기도하고 연구하며 더 많이 묵상하고 더 좋은 설교를 하기 위해 더 많이 몸부림쳐야 한다. 주어진 정보들을 성령의 조명 아래 자기 고백과 언어로 만들어 가는 거룩한 영적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AI 시대의 설교자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더욱 민감해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는 어디까지나 자료에 불과하다. 성령의 감동과 묵상의 자료일 뿐이다. 보조자가 설교자의 고뇌를 대체하는 순간, 설교자의 뇌는 망가지기 시작한다. 성령은 성경과 자료를 바르게 해석할 지혜와 분별을 주시며, 오늘날의 필요와 공동체를 치유하는 권세를 꿰뚫는 통찰을 주신다. 오늘의 설교가 하나님의 뜻인지 깨닫게 하시는 것도 성령이다.
AI 사용! 우리를 대신해서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