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 명품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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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007 가방을 들고 검은 안경을 쓴 흑인 남성이 약 500m를 따라오자 저는 무서웠습니다. 계속 따라오던 그가 제게 조용히 “로렉스 시계”라고 말했습니다. 명품에 관심 없던 저였지만, 무의식적으로 “얼마입니까?”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는 100달러라고 했고, 나중에는 10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짝퉁임이 분명했습니다.

<명품 인생이 돼라>라는 책에 따르면, 명품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 그만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지기에 값이 비싸다고 합니다. 이 명품의 가치는 ‘이미지’를 만드는 시간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루이뷔통은 짐 가방이 아니라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15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까르띠에(Cartier)는 세 가지 색깔의 반지를 통해 그 이미지를 만드는데 100년의 역사를 쌓았습니다. 이처럼 명품은 시간과 철학으로 완성되어 가치를 인정받지만, 그 이면에는 외적인 의존이라는 한계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성경 속 골리앗을 떠올려 보십시오. 가드 출신인 그는 약 3미터의 거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57.5kg에 달하는 놋 투구와 비늘 갑옷 등 ‘명품’으로 무장한 그 자체였습니다. 그가 이처럼 명품 무기를 착용했다는 사실은 곧 외적인 힘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는 명품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려 하고, 외적인 요소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오늘날 사람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다윗은 ‘막내’였습니다. 막내(카탄)라는 말은 집안에서 위치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작다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목동 일을 돕다가, 골리앗 앞에서 두려워하는 자기 나라 사람들을 보고 스스로 나가 싸우겠다고 자원합니다. 사울 왕은 그에게 명품 갑옷을 내어주지만, 다윗은 그것을 거절하고 막대기와 돌 다섯 개만을 들고 나섭니다. 그는 오직 “여호와”의 이름으로 나아갔습니다.

다윗은 내세울 만한 타고난 재능은 없었지만, 그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나아갔습니다. 골리앗은 모든 것을 명품으로 다 가렸지만, 결코 가릴 수 없는 부분 바로 ‘이마’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겉으로 아무리 치장해도 드러나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다윗처럼 여호와 하나님만 붙잡는 순간, 그 의지함이 우리 인생을 완전한 명품으로 만듭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를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하나님이십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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