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한국과 일본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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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은 1990년 이후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부를 만큼 장기 침체를 경험하고 있는데 모든 면에서 우리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 잠재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곧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며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사회적 활력을 잃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으로 인해 수출에 의존해 온 정책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물론 경제상황이 어렵고 지금까지 여러 면에서 일본과 유사한 길을 걸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는 일본과는 달리 새로운 도약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해본다. 

먼저 필자의 경험 한 토막을 소개한다. 2002년 필자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학의 입학처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 홋카이도대학은 과거 제국대학 중 하나로 여전히 일본의 명문 국립대학인데도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뜻밖에도 학생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의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입학처장의 가장 큰 역할은 왜 명문대학에 가야 하는지를 고등학생들에게 설득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열이 식어 버렸고, 입시경쟁은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었던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과도한 입시경쟁이 망국병이라고 개탄하고 있었던 터라 일본의 현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시간이 지나면 일본과 같이 입시 과열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필자의 오산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경제적으로 일본을 추월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교육열은 식을 줄 모른다. 필자는 이 점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한다. 

입시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명문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열망은 여전하다. 줄넘기가 내신에 포함된다고 하니까 줄넘기학원이 생길 정도이다. 이젠 스카이 대학을 넘어서 미국 하버드와 예일과 같은 미국 명문대학으로의 진학을 꿈꾼다. 그런데 대학 진학의 문이 좁아지니까, 방향을 바꿔서 아예 다른 분야의 문을 두드리는 새로운 경쟁이 나타났다.  

아이돌 지망생들은 엄청난 경쟁을 뚫기 위해 살인적인 일정을 견딘다. 한국의 여자 골프 선수들은 연습벌레로 세계적으로 소문나 있다. 요즘에는 셰프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유럽으로 유학가는 학생도 많다. 혹독한 경쟁은 실패와 좌절을 겪게도 하지만 배움의 열정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로 끊임없이 진출하고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과도한 교육열이 학생들의 의욕을 꺾고 불행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는 그저 기우였던 것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 전후 경제부흥으로 세계 1등의 문턱에서 좌절한 이후 젊은이들이 목표를 잃고 사회는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학생들이 배움의 열망을 잃어버리고 교육열이 식어 버리자, 일본 사회는 사회적 활력을 잃고 디지털 시대 적응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난과 좌절의 근대사를 겪으면서도 전통적인 홍익인간의 이념을 잃지 않았고, 세상을 섬기고 봉사하는 기독교 정신이 살아있기에 젊은이들의 끊임없는 학습 의욕과 도전 정신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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