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더불어 가정불화가 시작된다. ‘회사인간’이던 50대 남성들이 퇴직 후 가정 회귀병이 된다. 이 무렵 아내들은 갱년기에 접어든다. 은퇴 남편과 갱년기 아내의 심리적 특성을 서로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생긴다. 부부 사이가 나쁘면 은퇴와 더불어 관계가 악화된다. 그러나 사이가 좋으면 서로 관계가 친밀해진다.
은퇴 남편의 심리적 특성은 무엇일까?
평생 일이 전부였던 남편들은 은퇴하고 나면 삶의 의미가 송두리째 사라지는 공허감을 느낀다. 일종의 심리적인 공황기이다. 은퇴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기력이 쇠약해지거나 폭삭 늙기도 한다. 심지어는 일찍 숨을 거두기도 한다.
극심한 부부 갈등으로 심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평생을 일 중심으로만 살아온 탓에 겪는 남성들의 시련이다. 성취를 향해 내달렸던 젊은 시절엔 아내도, 자녀들도, 가정도 보이지 않았다. 평생 밖으로만 돌다가 집에 들어앉으니, 허전하고 답답하고 쓸쓸하다. 평생 대화가 적던 아내가 고분고분하지도 않다. 불쑥 커 버린 자식들은 낯설고 생경스럽기도 하다.
은퇴한 남편에겐 트라우마가 있다. 최선을 다해 살았고 성취도 했지만 현재는 그것들을 다 내려놓았다. 상실감과 소외감, 고독감, 단절감에 우울하다. 매일 나가던 일터가 없다는 것은 큰 상실이다.
이 시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갱년기 부인에게 남편의 은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은퇴 후 퇴직금으로 대리점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다행히 잘됐다. 그러나 갱년기에 접어든 아내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아내는 자신의 젊음이 사라진 것에 대한 상실감이 있다. 그런데 남편이 새 사업에 재미를 느끼고 여직원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싫어진다.
의심까지 들어 바가지를 긁는 자신이 초라하게 생각되었다. 우울하고 눈물이 났다. ‘나한테는 한 번도 웃어주지도 않던 저 인간이….’
갱년기엔 남편에 대한 원망이 생긴다. 남편이 괜히 얄밉다. “난 이렇게 힘든데 저 인간은 신바람 나네”라는 생각까지 든다.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열성홍조 관절통 두통 유방통 분비물 감소로 인한 성적고통 등이 있다. 거기에 불면증 수면부족 우울증 가슴울렁증 등등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앓게 된다.
남자들은 이런 아내를 이해할 수 없다. “당신 뭐 때문에 요새 입을 쭉 내밀고 있어?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라고 툭툭 내뱉기까지 한다. 억울하다. 분통이 터진다. 30년 동안 자식과 남편을 위해 살았는데, 이런 대접을 받다니…. 억울함의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진다. 우울증이 오고 우울증은 육체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그게 다시 정서적 문제가 된다.
은퇴는 남편과 아내 서로에게 정서적 공감과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변곡점이다.
은퇴 후 삶의 질과 만족도는 부부화목과 원만한 부부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그래 가정관리를 평소에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늙어 찬밥 신세 안 되려거든 남자들이여! 조금 더 부드러운 남자로 아내한테 충성을 다해라.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