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과거와 에서를 만나는 극심한 불안과 갈등
야곱이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타향살이의 서러움과 고독, 아픔을 겪으면서 대가족을 이루었고 엄청난 가축을 거느린 부자가 되어 돌아온다. 야곱은 성공해서 금의환향하는 길이다. 그런데 즐겁지 않고 마음이 평안하지 않다. 두렵고 초조하다. 형 에서를 만날 것을 생각하니 불안하고 초조하고 답답하고 두렵다.
20년 전에 형이 받아야 할 장자의 축복을 자신이 가로채버린 후 형과 원수가 되었다. 형이 자기를 죽이려 하자 야곱은 고향을 떠나 도망갔다. 그러나 밤이면 고향이 생각났고, 부모님이 생각났을 것이다. 고향 집이 그리웠고, 타향살이가 고독했고 외삼촌 라반에게 속아 열심히 일했지만 빈털터리였다. 이제는 견딜 수가 없고 미칠 것같이 고향이 그리워 마침내 결심하고 돌아가려고 한다. 형 에서가 아직도 펄펄 살아있고, 자신을 죽이려 할 것을 알면서도 돌아가기 위해 출발했다.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하다.
고향에 가기 위해 우선 형의 분노를 풀어야 했다. 형이 두려워 야곱은 미리 사람을 보내서 형에서의 마음을 떠본다. 에서를 만나고 온 종들의 정보를 접해보고는 숨이 막혀버렸다. ‘군사 400명이라니? 나를 죽이려고, 20년 전 원수를 갚으려고 이쪽으로 온다니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온몸과 다리에 힘이 죽 빠지고 죽을 것 같다.
“사자들이 야곱에게 돌아와 이르되 우리가 주인의 형 에서에게 이른즉 그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주인을 만나려고 오더이다”(창 32:6).
꾀가 많은 야곱은 정신을 차리고 전략을 짜낸다. 끝까지 인본주의적인 생각을 놓지 않았다. 야곱은 한쪽을 치면 한쪽은 도망치려는 생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서 행진하기로 했다. 에서의 군사 400명에 대항할 힘은 없고 그동안 이룬 성공이 물거품이 될 위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불안하고 절박한 마음을 하나님께 아뢰며 울부짖는다.
“야곱이 또 이르되 내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내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전에 내게 명하시기를 네 고향,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 하셨나이다…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내가 그를 두려워함은 그가 와서 나와 내 처자들을 칠까 겁이 나기 때문이니이다”(창 32:9, 11).
형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예물을 준비하며 물량 공세를 하기로 결정한다. 암염소, 숫염소, 암양 등 대략 550마리를 준비하는데, 가격으로 치면 현재 수억 이상이 되는 많은 예물이다. 형 에서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이 모든 것을 준비했다. 야곱이 땀과 피를 쏟아서 얻은 물질인데 이것을 보내려고 준비했다. 그것도 세 떼로 나누어서 차근차근 형 에서의 마음을 달래보고자 했다. 앞에 보내는 예물로 형의 감정을 푼 후에 얼굴을 대면하면 형이 나를 받아줄 것으로 생각하며 차례대로 예물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보내는 등 치밀하게 계산했지만 그래도 야곱은 견딜 수 없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인도해 얍복 나루를 건너게 하고 그의 소유도 건너가게 한 후 자신만 홀로 남았다. 이것이 야곱이며 우리의 인생이다.
오상철 장로
<시온성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