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생각하면 이순신 장군의 전략을 떠올린다. 일본군이 파죽지세로 밀려 오자 선조는 한양을 떠나 의주로 피난을 갔다. 국가와 민족의 위기였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 전부터 한일 정세를 읽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전략 무기인 거북선을 건조하고, 물길과 뱃길 파악과 군사 훈련을 통해 전술 준비를 했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면서 백병전에 익숙한 일본 수군을 조선의 장점인 화포로 대응했다.
장군이 남해를 지켜준 덕분에 일본군의 보급과 증원 차단, 일본 육군의 북진 저지, 호남 곡창지대 방어, 수군의 사기 진작이 가능했다. 호남 지역의 조선 관군과 의병 및 승군도 적절하게 호응해서 해상 봉쇄 전략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말처럼 전쟁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구 위기 극복도 역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조영태 고우림 두 분의 학자가 최근 출판한 <인구와 부>는 인구 위기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제공한다. 조영태 교수(서울대 보건대학원)는 한국의 초저출생 현상을 다루는 대표적인 인구학자이고, 고우림 박사(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는 30대 신진 인구학자이다. 50대 학자와 30대 신진 연구자가 함께 저술해 미래를 읽는 인구전략을 제시했다. 다른 세대가 같은 미래를 바라보는 공동의 이해를 담았다.
그동안 정부의 인구정책은 ‘출산율’을 중심으로 인구 문제에 접근했다. 지방자치 정부나 단체들도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서 출산 장려 정책을 앞을 다투어서 시행했다. 줄어드는 인구를 다시 늘려야 한다는 접근이다. 출생하는 신생아의 수는 인구 문제 이해의 시금석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두 공저자는 출산 장려만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공공영역 뿐만 아니라 개인과 기업도 ‘인구 전략’이 필요하다. 인구가 줄어들고 국가가 소멸한다는 비관적인 위기의식을 넘어서 변화된 환경에 대처하는 전략적인 대응이 요청된다. 한국 사회의 인구 리터리시는 매우 높다. 인구 데이터를 읽고 활용하는 능력이 커졌다. 동시에 인구 감소 현상에 대해서 각 영역에서 실천가능한 전략이 시급하다.
두 공저자는 “인구는 불확실한 시대에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이고 “인구는 근거있는 실행 방안을 제공하는 토대이니 인구 위기를 낙관적인 현실주의의 관점에서 접근하자”고 제안한다. 인구를 보는 ‘틀 자체’를 ‘축소’의 관점을 버리고 ‘확장’의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를 단순히 숫자로 대치하지 않고 ‘살아있는 구조’로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두 공저자는 “인구전략은 나와 우리의 생존 전략”이니 “이제는 ‘인구 정책’이 아니라 ‘인구 전략’의 틀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인구 감소의 길로 접어든 노령사회에서 집단지성과 실천을 통해서 적절한 판단과 태도를 선택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구는 빠르게 바뀌는데, 그에 맞춰 미래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체계가 없거나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전략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이 된다.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도 역시 동일하지 않을까. 2010년대 이래 교인 감소 추세는 누구나 실감한다. 지표상 교세 감소는 2006년부터 시작했다. 재부흥을 위한 각 교단이나 교회의 노력은 공감이 간다. 그러나 교인을 숫자로 보는 즉자적인 대응을 넘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시급하다. 교세 감소 추세에 대한 전략적 이해와 대응이 지도자들에게 절실하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


